십몇 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들어갔던 회사에서 나는 막내였다. 열명이 조금 넘었던 우리 사무실에서 나 혼자 20대의 아가씨였고, 막내라는 이유로 30대 후반~40대 중반까지의 선배들에게 참 예쁨을 받았었다.
"설이샘은 참 예뻐."
"그럼 그럼, 그냥 반짝반짝 예쁜 나이야."
수험공부에 지치고 힘들었던 나를,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예쁘다고만 해주시는 분들 사이에서 나름 행복했던 것 같다. 분위기 좋았던 우리 사무실에서는 액세서리나 예쁜 옷, 슬리퍼 등을 종종 공동구매식으로 배송비도 아낄 겸 함께 주문을 하곤 했었다. 한 번은 반팔 블라우스를 함께 주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