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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

입학사정관의 교육 이야기

입학처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최소 한 해를 앞서갑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실 듯 합니다. 올해가 2023년이지만, 올해 저희는 2024학년도 입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4학번이 될 학생들의 선발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간혹 연도를 작성해야 할 때에 2023년을 적어야 하는데, 2024년을 적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학처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실수이지만, 아마 다른 업종의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 역시 처음 입학사정관 일을 하면서 혼란스러웠기 때문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2년 12월 고시한 국가 교육과정이며 우리나라의 11번째 교육과정입니다. 학생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내용이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육과정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교육과정은 무엇을 배우느냐를 정리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흔히 커리큘럼(Curriculum)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엄밀하게는 상호작용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교육과정을 좀 더 상위 개념으로 기억하는 것이 좀 더 전문성 있어 보일 것이지만,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의미는 없는 내용일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저의 학창 시절에는 수학의 정석을 교과서처럼 풀었습니다. 현재 수학교사인 친구에게 물으면 다른 책을 더 활용한다고 하지만, 당시 수학을 좀 못 하는 친구들의 책을 보면 1단원인 집합은 기가 막히게 공부하여서 새까매졌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던 학생이었습니다. 

집합 단원 다음으로 많이 본 단원이 행렬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의 학생들은 행렬을 보통과목 수준에서는 배우지 않습니다. 현 교육과정상 인공지능 수학이란 과목에서만 배울 수 있는데, 사실상 배우는 학생들은 드물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문득 학부 때 교육과정을 알려주신 한 교수님이 떠오릅니다. 군 전역을 하고 들었던 교육과정 수업으로 인해 괴짜 같은 분이셨습니다. 교육부에서 교육과정 설계를 잘못했다고 수업의 8할을 비평으로 채웠기에 수업평은 그리 좋진 않았지만(심지어 자료 역시 교수님의 필기를 스캔본으로 올려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원론적인 교과서의 내용이 아닌 교수님만의 생각을 펼쳤기에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느냐, 강의 중심인 노트 필기한 내용으로 시험을 쳐야 할 지에 대한 의문은 당시에 들어서 후배와 머리를 싸매어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머릿속에 그렸던 분이겠지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핵심은 "주도적"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국어 학습 시간을 확대하여 문해력 강화를,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와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축소하고, 고등학교에서는 고교학점제가 주된 이슈입니다. 


발 빠른 학부모님은 교육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저보다 먼저 이야기를 꺼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교육열이 확실히 강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저에게 여쭌 학부모님은 저학년 초등학생을 자녀로 두었기 때문입니다. 앞서서 준비하는 측면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면 된다는 저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며, 현재의 학생들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넋두리를 펼쳐봅니다. 


문득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입시 제도는 교육을 통해서 사람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닌 어쩌면 교육을 통해서 신분 상승과 세습을 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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