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흉터
미스터 트롯 진 임영웅 가수를 아실 겁니다. 방송에서 몇 번 이야기했었던 흉터에 대한 고백. 어린 시절 얼굴을 다쳐 30 바늘을 꿰매게 되었고 어려운 형편에 흉터를 그냥 두게 되었다고. 임영웅 씨는 자신을 좋아해 주는 팬들이 이 흉터까지 사랑해주셔서 수술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은 제 얼굴에도 나이키가 있습니다. 열세 살. 어두웠던 그때를 기억합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싸우는지 알 수 없지만 부모님의 높아진 언성만큼 제 심장소리도 커지고 있었습니다. 두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방문을 열고 나갑니다.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것 같은 분위기는 험악할 대로 험악해져 있었고. 설거지를 하다 물건을 던지는 엄마. 식탁에 놓인 사기그릇을 집어던지는 찰나. 아빠의 손을 다급하게 잡다가 그릇은 제 얼굴로 날아왔습니다.
상황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후 어김없이 엄마는 제 방에 들어왔습니다. 그때까지 몰랐습니다. 얼굴을 본 엄마는 화들짝 놀라며 왜 이러냐고, 다시 뛰쳐나가 금방이라도 싸울 태세였습니다. 거울에 비춰본 제 얼굴은 금이 간 건지 퉁퉁 부어있었고 멍으로 번진 모습. "엄마 나 괜찮아. 진짜 괜찮아. 안 아파." 약을 바른 뒤 누웠습니다.
다음날 이 얼굴로 등교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 끔찍했습니다. 짓궂은 친구들은 놀리거나 캐물었지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을 가지 않았고 오른쪽 얼굴은 움직일 때마다 길게 패이는 나이키가 생겼습니다. 한 때는 이 흉터만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괴로웠는데, 상처를 대하는 한 사람을 보며 배웠습니다. 이젠 그때의 나를 마주해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얼굴에 그려진 나이키도 사랑해줄 내가 여기 있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싶은 내가 있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