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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집의 한선생 Mar 14. 2022

지금 학교는?

초등학교 4학년 부장교사이자 담임의 시각으로 봄.

신종플루도 무탈하게 보낸 나였는데....


오늘 우리반은 5명이 안왔다. 5/26 20%의 아이가 결석 한 것이다.


정부 지침에 따라서 오늘부터는 확진자 가족도 신속항원키트에 음성이면 등교가 가능하고 실제로 그렇게 등교한 아이도 있다.


주말 내내 전화받고 안내장 쓰고 휴일같지도 않은 휴일을 보낸 뒤 출근을 했다.


자가진단결과를 확인하고 학교 구글 시트에 입력을 하는 것으로 컴퓨터는 진행된다.

선생님 두분이 빠지셨기 때문에 그 두반의 아침 생활지도도 해야 한다.

또한 그 반의 오늘 하루 일과를 받은 것을 프린트 해서 나누어 주고

선생님들께 구글 시트를 부탁드렸다.( 아픈사람한테 하루에 수십번 카톡 주고 받는다.)


아이들은 두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두려움과 즐거움.


유사이래 학교가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 1세대가 된 코로나 세대 아이들은

학교 자체를 고마워 하고 즐거워 한다.

동시에 5명이나 되는 학우들이 없어서 우리반은 심란하다. 동시에 즐겁다.


또한 그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줌 수업도 같이 하고 있다.


마이크 점검 웹캠 점검하고 줌 라이브 송출을 하며 실시간 수업도 한다.

그런데 이게 왠걸... 학교 웹캠에 문제가 생겼다. 기사를 부르고 기다리는데 수업중에 들어오셨다.

아득해진다...


아이들은 친구들이 줌에있고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인지라 확실히 주의력이 분산되어 양질의 수업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졌다.


(참고로 나는 얼리어답터이며, 고등학교 때부터 멀티미디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적이 전혀 없고

발표수업마다 ppt를 맡는 사람이다. 또한 줌의 숙련도가 높다고 자부한다.)


확실히 실시간 수업과 줌 수업을 동시에 하는 것은 마치 왼손과 오른손을 각각 반대방향으로 돌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격리에 들어간 학생들의 교과서를 챙겨서 지킴이 실에 맡기고

창문 환기와 소독을 했다.

확진자가 많이 나왔음에도 소독하러 오시는 어머니는 올 생각을 안하신다. 전달을 못받으신건지... 많아서 못오시는 건지...


그 와중에 온갖 메세지는 불이난다.

학교 쿨메신져, 학부모님과의 카톡 심지어 집에서 자녀에게 오는 메세지까지 난리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얼굴이 저리다.

온몸이 아프고 머리가 멍하다.


나도 걸리겠지만 사실 학년 부장이 아프면 우리학교 같이 임시 담임을 배정할 수 없는 학교 같은 경우에는 혼란이 더 크다. 아침시간 점심시간 쉬는시간도 아이들은 생활하고, 보결로 들어온 선생님들의 문의사항과 재택하시는 선생님의 연결고리도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맡은 업무도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공문도 만만치는 않다.


지금 글을 쓰는 것도 이렇게라도 글이라도 안쓰면..

생활을 못할 것 같다.

당장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다 들고다니라고 하고 시간표를 블럭(2시간 단위)으로 바꾸었다.

수업연구 해야 하는데....

당장 눈을 감으면 바로 정신줄을 놓을 것 같다.


정신줄을 잡고... 일을 하나씩 처리해야 겠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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