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집의 한선생 Sep 18. 2020

효율적인 큰 울타리 우리 집 part1.

내 친구 흙먼지

끝없는 흙먼지에 나무 대신 묘목.

황량해서 서부영화를 찍어야 할 것 같은 곳

세종시였다.


처음 내가 집에 입주했을 때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육아휴직 중인 나에게는

어쨌든 애를 재우고 쉴 수 있는 집이 드디어 생겼다.


(예전에는 너무 작은 집이라 아이를 재우면 어디서라도 내 소리가 들려서 설거지도 못했다.)


하지만 약간의 위화감은 아직까지도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인데 집에게 미안해서 작게 이야기하자면,

일단 나는 "B"타입 복도형이 너무 낯설다.

하지만 낯섦이 대수랴!

두배 넘게 집이 갑자기 커지자 신세계가 열렸다.


개별 방 하나!

독립된 생활공간!

사람답게 살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아마 사람들은 세종시 집값 많이 올랐잖아!라고 하지만,

그때

우리 아파트는

분양 포기분을 잡은 것이었고,

마이너스 피... +500만 원 이런 상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관없었다.

전쟁 같은 내 삶에 한줄기 빛과 같은.

넓은 집이었다.


"여보 우리 집 500만 원 프리미엄 이래."

"여보... 그건 프리미엄이 아니라 수고비 아니야?"

"그래도 그냥 살자. 나 너무 힘들었어."

"그래.. 이제 둘째도 있는데 안돼."

"마이너스고 플러스고 사람이 살고 봐야지.


그런 상황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사랑스럽고 작았던 우리 첫 집 part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