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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무 Jan 21. 2021

최근 읽은 책을 소개합니다.

안 쓰면 까먹어서 쓰는 깊이 얕은 서평

1. 유선경, 어른의 어휘력

하나)

"푸른 바다"라고 할 때 우리는 바다의 색을 하나로 단정 지어 버린다. 하지만 사실 바다의 색은 셀 수 없이 다채롭다. 저자가 유학시절 "너희 나라 바다는 무슨 색이니?"라는 질문을 받고 당황했다고 한다.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 푸른 신호등도 마찬가지.

어릴 때 엄마가 횡단보도를 파란 불에 건너라고 하면 항상 궁금했다. 신호등의 보행 신호는 보고 또 봐도 초록불인데 왜 파란불(청신호)이라고 할까. 우리나라만 파랑과 초록을 엄밀히 구분하지 않는 걸까? 이유가 궁금하다. 


외국에서는 두루마리 휴지를 절대 식탁에 두지 않는다. 그 휴지를 부르는 이름이 '화장실 휴지(toilet paper)'이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는 그냥 둘둘 말린 휴지니까 식탁에서도 쓰고 거실에서도 쓴다. 아껴야 잘 사는데 곽티슈만 쓰면 집안 경제에 타격이 크지 않나?


국어 수업 자료로 쓰고 싶은 내용이 많아 표시해 두었는데 생각이 잘 안 난다. (역시 서평은 미루지 말고 책장 덮으며 써야 한다ㅠ)


둘)

"그거, 저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은 노화 때문에 단어가 빨리 생각나지 않는 게 아니라 어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이건 완전 내 이야긴데, 어휘력 부족한 국어교사였던가. 이제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


2. 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실제 차별 발언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한 책. 미국에서 특히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많이 만났다고 생각한다.


ESL 교사였던 백인 선생님은 학교에서 과하게 친절했다. "너네 나라에는 이런 거 없지?" 하면서 친절히 설명해주는 것들이 은근 기분이 나빴다.(사실 다 있는 것들이었음. 심지어 번호키는 집집마다 현관에 달려있다고 했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의외로 미국에는 부루마블에 나오는 그 (황금은 아닌) 열쇠가 많이 남아있다.)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하며 차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으나  뒷부분으로 갈수록 공감하기 어려운 포인트가 있어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3. 유성호,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이것만으로 다시 서평을 올려야겠다. 죽음에 대해 요즘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앞에 태연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게다가 내가 그 주인공이라면? 결국 모두가 마주할 실체인데 직면하기 싫어하는 주제를 사실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제목은 엽기적이지만 법의학자로서의 생생한 경험과 진솔한 고민이 들어있다.


죽음의 순간이 어때야 할지, 삶은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도 젊은 시절에 유서를 남겨봐야겠다. 연명 치료는 하지 말아 다오. 이런 내용 포함)


4.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이건 뭐... 염색하러 갔다가 미용실에서 우연히 읽은 책인데 너무 재밌어서 몰입하다가 "헉, 엄마가 남자였어?"  이렇게 놀라게 하는 일본 문학 특유의 문란함 때문에 머리가 아파 1/3 남기고 포기. 일본은 참 가깝고도 먼 나라다.


사실 더 깊은 의미가 있을 거다. 학상을 여러 개 탔다는 작품인데 이런 문학의 깊은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나의 자질 부족으로 패스.

 

5. 김유진,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역시 미용실에서 파마하며 완독 했다.


자극 뿜 뿜! 책장 덮자마자 나의 하루도 4시 30분에 시작해 보겠다며 이틀을 알람 맞추고 설치다가 요즘은... 9시에도 겨우 일어난다. 그래도 언젠가 꼭 실천해보고 싶다. 새벽의 고요한 시간, 아이들이 날 방해하지 않는 힐링 시간이 나에게 정말로 필요하다. 구입하고 곁에 두면 실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장바구니 속에서 망설이는 책.



6. 전윤희, 나는 공부하는 엄마다.

브런치 작가님이자 책 쓰기 연수 동기인 선생님의 책이다. 경력 단절된 엄마들이 읽는다면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글이 공감되고 재밌다.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도전을 왕창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읽으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야지 다짐하며 독서를 열심히 하고 있다.


7. 하고운, 우리들의 문학시간

과학고 국어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한 수업 이야기. 나도 2학년 문학 시간에 희곡 "파수꾼" 수업을 하면서 진실을 알리는 것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촌장도 한때는 진실을 추구했던 인물이었다는 것에 아이들은 충격을 받았다.


지식인이란 무엇일까?

다시 한번 국어 수업의 방향, 목적, 방법 등을 고민하게 되었다. 경력으로 보면 후배 선생님이지만 학생들을 향한 사랑이나 수업 열정은 정말 존경스럽다.


일상의 모든 부분을 (영화 한 장면, 책의 문구 하나, 예능 장면이라도) 수업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고, 더욱 공부하는 교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8. 김누리,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오늘 펼쳐 읽기 시작한 책인데 인상적인 내용이 많다.

대한민국의 정치적 민주주의는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자치, 사회 민주화는 아직 멀었다.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약자와 공감하고 연대하며 불의에 분노하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


다행스러운 건 그나마 요즘은 아동학대 사건에 분노하고, 백화점 주차요원이 한겨울에도 짧은 점퍼를 입고 떨고 있는 것을 불편해하는 민원을 넣고, 약자를 개그 코드로 삼는 것에 비판을 한다는 것이다.


너무 재밌어서 이 책은 아껴 읽고 다시 서평 올려야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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