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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 세오 Nov 11. 2020

독읽미, 독일어 읽어주는 미술치료사

함께 독일어 고전 낭독하실래요?


Herzlichen willkommen zum Podcast "Lesen auf Deutsch mit Kunsttherapeutin"! Mein Name ist Frau Seo, ich werde hier mit Euch zusammen einfache deutsche Texte über alles Mögliche lesen und lernen.


어서 오세요, 독일어 읽어주는 미술치료사 독읽미 팟캐스트 채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제 이름은 프라우세오이고, 여기 이곳은 여러분들과 함께 더 다양하고 더 쉽고 하지만 가끔은 어려운 독일어 글을 함께 읽고 익히기 위한 공간입니다. 




2019년 6월 9일.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마이크를 켰다. 아 참. 핸드폰 사면 주는 이어폰에 달린 마이크를 말하는 것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했던가. 계획을 세워 "제대로" 준비를 하다간 시작 단계에서 지쳐 시작도 전에 제풀에 꺾여 진행되지 않을 게 뻔했다. 한번 해 보고, 점점 발전되는 모습이 오히려 솔직하게 다가갈 것 같았기 때문에, 용기를 내 첫 녹음을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네가 누구이기에 감히 독일어 원서를 읽어준단 말이냐, 하고 의문과 의심이 드는 분들도 계실 테다. 현재 나는 독일의 한 소아·청소년 정신과에서 미술치료사로 근무 중인 외국인 노동자이다. 정신과에 고용되어서 일한다고 독일어 수준이 원어민 수준은 아니라는 점, 미리 공지해두고 싶다. 나의 인생 목표였던 독일 정신과, 꿈의 직장에서 일하게 되는 행운을 얻는 나는, 독일에 성인의 나이로 유학을 와 알파벳 발음부터 배운 독일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점, 시작부터 강조하고 싶다.


그렇다. 맨땅에 헤딩하듯 딸랑 기내용 여행 가방 하나와 그보다 조금 더 큰 가방 하나, 총 두 개의 가방을 끌고 어언 십몇 년 전 독일이라는 낯선 땅에 도착한 프라우세오다. 여기서 프라우세오는 나의 애칭이다. 독일어 알파벳이 몇 개며, 발음은 영어 알파벳과 어떻게 다른지 전혀 알지도 못한 채 그냥 한번 부딪히러 온 독일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오랜 세월이 지나, 이렇게 버젓이 독일 정신과에서 미술 상담 치료사로 일을 하고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특히나 미술치료사로서 정신과에 고용되는 것은 독일인들도 천운이 따라야 가능하다는 점. 정말 운이 좋게 미술치료사를 구한다는 구직 광고를 광고문을 올리기 전에 알게 된 프라우세오는, 열심히 인터뷰 준비를 해 자신을 홍보하고 덜컥 심사에 합격해 현재 2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정신과 미술치료사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이기에 언어는 언제나 걸림돌이 된다. 예전부터 독일어 공부에 톡톡히 효과를 본 원서 읽기를 꾸준히 했더랬다. 동기부여가 조금 더 필요했던 프라우세오는 오랜 고민 끝 용기를 내 팟캐스트에 도전하게 된다. 독일어 읽어주는 미술치료사라는 타이틀로. 간단하게 언어를 배웠던 노하우를 공유했고, 미술치료 학사 때 깊이 파고들었던 그림형제 동화를 원서로 읽어주는 팟캐스트였다. 조금씩 발전을 해 어느덧 독일어 시를 낭독하기까지 했다. 슬럼프였던가. 2019년 6월에 시작을 한 독읽미 팟캐스트를 2019년 11월에 마무리 짓고 만다. 약 6개월 동안 그림 형제의 브레멘 음악대, 백설 공주, 개구리 왕자,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그리고 괴테의 식물 변형론, 마지막으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생애 이야기와 가을날, 표범, 인생을 이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때때로 나는 두려움에 몸서리를 치며를 낭독했다. 긴 겨울 동안 재충전을 한 프라우세오는, 전 세계 '코XX' 판데미를 계기로 집에서 독일어 공부를 홀로 하시는 분들과 프라우세오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다시 마이크를 켜게 된다. 이렇게 2020년 독읽미 리부트, 즉 독읽미 시즌 2가 시작된 것이다. 


아직도 상담 치료를 하며 언어의 어려움은 겪고 있다. 성인이 되어 독일어를 배운지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해도 해도 모국어가 되지 않는 현실에 많이 지치곤 했다. 그래도 알파벳 읽는 법부터 배워 지금의 수준까지 올랐다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인 스스로가 대견해지곤 한다. 외국에 오래 산다고 외국어를 다 잘 하진 않는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애증의 독일어다. 


그럼 이쯤에서 언어는 도대체 어떻게 배워야 할까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어린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소리를 듣고 따라 말하며 언어를 배우는 것을 생각해보자. 글을 읽지 못해도, 뜻을 알지 못해도, 상황에 맞는 외부의 소리를 듣고 따라 말하며 어휘력이 쑥쑥 증가하는 것이다. 물론 성인이 되어 외국어를 배우는 이들에겐 365일 사랑과 애정을 듬뿍 쏟아주며 Mama (엄마) 소리만 해도 손뼉을 치며 좋아해 줄 긍정적 자극이 없다. 즉, 스스로가 자극제가 되어 용기도 주고, 칭찬도 하고, 가끔은 혼내기도 해야 한다. 여기서 내가 찾은 열쇠는 원서 소리 내서 읽기였다. 소리를 내서 원서를 읽고, 내 낭독 목소리를 녹음하고, 녹음 파일을 들으며 쉐도잉까지 하는 게 내가 찾은 스스로 언어 공부하는 법이었다. 소리 내서 읽는 독서, 정말 좋은 언어 배우는 도구이다. 

언어를 배우기 위한 첫째 조건은 그 언어에 노출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이 듣고, 많이 따라 말하며 언어의 뉘앙스가 익숙해질 때까지 끊임없는 인풋과 아웃풋을 동시에 해야 한다. 특히나 원서는 수준별로 그리고 주제별로 고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리고 모국어 환경에서만 익힐 수 있는 표현을 친절히 글로 읽고 소화하며 체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나에게는 필요했던 사항이었다. 


요즘 세상, 우리는 자리에 앉아서 전 세계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정말 좋은 세상 아닌가? 그 흐름에 발맞춰 평소 좋아하던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이용해 언어를 지치지 않고 즐기며 심화학습을 하고 있다. 언어란 자고로 즐겁게 배워야 한다는 사실! 


혹시, 독일어로 고전을 듣고, 읽고, 이해하고, 소화하며 낭독의 기쁨을 즐기고 싶은가? 아직 나도 갈 길은 멀었지만, 감히 여러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함께 독일어 고전 원서를 낭독하자고. 



2020년 11월, 

독일 브레멘에서 프라우세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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