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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ieQ Aug 12. 2020

초록마당집 언니네로  놀러 오세요

초록마당집 susieQ입니다.

마당에서 티타임을 즐기며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여행담도 나누고,

사는 얘기도 나누며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꿈꿔보아요.




브런치를 시작하며 독자들에게 보내는 초대장이다.

놀러 오시라... 변변찮은 글이지만 편이들 드시고 행복하시라...


GOD의 노래 가사처럼 우리 집은 어려서부터 가난했었다. 초등학교 시절엔 단칸방에 네 식구가 살았고, 중고등학교 무렵엔 방 2개짜리 전셋집에서 남동생과 함께 방을 썼다. 동생은 주로 마루에서 생활했지만 어쨌든 함께 쓰는 방이지 내방은 아니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온전한 내방을 가질 수 있었다.


학창 시절 어느 날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이었다. 초록 잔디가 깔린 마당을 빙 둘러 나무가 울창했고 그 밑엔 알록달록 꽃들이 만발했다. 예쁜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친구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초록 잔디가 깔린 마당 있는 집을 동경했었다. 그런 마당에 티 테이블을 놓고 친구들을 불러 브런치를 즐기는 부자가 되겠노라고 다짐했었다.


▲ 8월의 마당 - 잡초와 화초가 함께 자란다

대학을 졸업하고, 25년간 어금니 꽉 깨물고 열심히 달린 결과, 나는 지금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마당 있는 집보다 ‘인 서울 아파트 소유 여부’가 부자의 척도가 됐지만, 어쨌든 동경심이 컸던 만큼 사계절 내내 마당이 주는 기쁨 또한 크다.


초록 잔디가 아닌 잡풀이 무성한 마당이지만, 창밖으로 회색 콘크리트가 아닌 초록의 나무, 풀, 꽃들을 볼 수 있다는 건 심신의 안정과 위안을 준다.

사계절의 생명력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마당.

아기 살결 같은 새싹, 싱그러운 흙냄새, 바람의 움직임, 햇살의 촉감, 보석 같은 빗방울, 여름엔 매미 소리, 가을엔 귀뚜라미 소리, 채마밭에서 여름 내내 고추, 상추, 가지, 방울토마토를 따먹는 기쁨...


상상만 해도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광경 아닙니까?!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누리기 위해서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어금니 꽉 깨물고 달려야 한다.

흙수저의 태생적 한계를 한탄하며 땅을 치고 가슴을 치는 후배들에게 마당 있는 집에 살기까지 흙수저 싱글 언니의 피나는(?) 고군분투에 대해서도 수다를 떨어줄 예정이니 기대하시라. Coming Soon!


▲ 8월의 꽃 - 비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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