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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직트레이너 Mar 08. 2024

나는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

3.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전편에 이어서>


그렇게 나는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방법을 고민할 것도 없었다. 그냥 조용히 단톡방을 나왔다.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그동안 나는 왜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간단한 해결책이었다. 


그 무리에 남아 있던 엄마들은 내 의지와 결심을 알았는지, 누구도 나에게 단톡방을 나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약간의 서운함과 시원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그 후로 나는 '독고다이'로 지내기 시작했다. 한 동네에서, 한때는 거의 매일 만나서 겉으로 웃고 떠들던 사이에서 남보다도 못한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독고다이' 


동네 엄마들 무리에 끼지 않고, 나는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공부를 했다. 사실 그 전부터 간헐적으로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혼자 독서를 꾸준히 해오긴 했었는데, 그 이후에는 독서 모임에도 들어가서 멤버들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확실히 동네 엄마들과 했던 대화와는 전혀 다른 내용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독서 모임을 시작으로, 자격증을 따기 위한 준비도 시작했다. 경단녀로 10년 가까이 지내면서, 다시 사회에 나간다는 것이 불안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그냥 묵묵히 준비했다. 거의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혼자 공부하고, 팀을 짜서 함께 공부하기를 몇 개월, 드디어 나는 원하던 자격증 2개를 따냈다. 


얼마나 내 의지가 강했는지, 코로나에 걸려서 몸이 정말 아팠던 때에도 나는 바짝 정신을 가다듬으며 공부에 몰두했다. 독하지 못하고, 끈기가 부족한 것이 나의 단점이라고 늘 말하고 다녔는데, 이때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1년 후, 나는 다시 사회에 나가서 일을 시작했다. 다행히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일이었기에 더 감사했다. 버스를 타고 출근하면서 맞는 시원한 바람에도 좋은 냄새가 났고,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걸을 때면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기분이 들떴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너무 예뻐 보였다. 너무 예쁘고 자랑스러워서 자꾸 나를 더 많이 드러내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20대 이후로 없었던 새로운 꿈도 갖게 되었다. 그 꿈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또 그 아이 친구 엄마들 무리에서 나온 뒤에 나에게는 다른 동네 친구가 한 명 생겼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서 맛집에 가거나 함께 운동하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사이다. 그리고 예전 무리의 엄마들과는 만나서 인사 정도 나누는 사이로 남았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 친구 엄마가 우리 아이와 나에게 의도적으로 심한 말을 하고 모욕을 줬을 때를 떠올리면, 사실 아직도 화가 나고 마음이 힘들다.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기에 모든 것을 이해하고 넘길 수는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나는 내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아마 그 일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동네 놀이터나 카페에서 엄마들과 모여서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그 무리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 엄마들 비위를 맞추는 짓도 계속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난 자유다. 내가 '독고다이'가 되기로 마음먹은 후에 내 마음의 방향키 주인은 내가 되었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전국의 수많은 엄마에게 말해주고 싶어서다. 만약 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아이 친구 엄마들과 성향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과감히 그 관계를 정리해라. '과감히'가 부담스러우면, '천천히'라도 정리해라. 그런데 내 경험상 '천천히' 정리한다고 마음먹으면, 쉽게 관계를 끊기가 어려울 것이다.


관계를 정리했으면, '누구의 엄마'가 아닌 '나'를 한 번 돌아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권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죽었다 깨도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 나를 많이 알아보기를 바란다. 그러다 보면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게 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맘카페에 '아이 친구 엄마 관계'를 검색하면서, 내 인생에서 당장 없어진다고 해도 별로 중요하지도 않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일랑 하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 성향을 잘 파악해서 동네 엄마들과 함께 할 때 마음이 불편한 사람은 굳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그 시간을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쓰는 것을 강추한다. 내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고, 새로운 꿈을 꾸며 살아가는 요즘의 나는 인생의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마음먹은 것들을 하나씩 이뤄내면서 자신감도 성장한 느낌이다. 그러니 지금까지도 동네 엄마들 관계에서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얼른 그것을 마음 한편에 놓아 버리고 나에 관한 고민을 해 보시길 추천한다. 그리고 앞으로 여러분의 인생에도 새로운 챕터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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