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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놀타리즘 Aug 10. 2020

여행 썰 ㅡ인도편 1

1. 애피타이저

이건 분명 인도 여행기이다.

그럼에도 인도 여행으로 시작이 아닌 내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인 더군다나 병실부터 시작인 것은

수술 전날 사로잡힌 공포감을 없애기 위한 망상을 시작으로 머릿속에서 내가 경험한 인도 여행을 떠났고

그때 썼던 메모들을 모아서 수술이 끝나면 여행기를 한번 써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고 이렇게

글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 인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쓴 글을 읽으면서 부끄러운 나의 필력에

수정을 거듭하다 보니 어느새 3년이 흘러가고 있다.

새삼 글 쓰는 작가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여기는 4병동 6인실  ㅡ병원 안은 조용하고 내 머릿속은 시끄럽다

밤 8시 반을 막 지나는 지금 퇴근하고 치맥을 시작으로 하루의 회포를 고단함을 안주삼아

풀어버리고 알코올의 힘을 빌어 가면의 웃음을 지워내는 그들의 시간과는 반대로 병실은 기침소리마저 소음을 만들어 낸다.

그러다가도 한 번씩 자장가를 만드는 코 고는 옆 침대의 아저씨 소리만이 사람의 온기를 알린다.


점점 내 머릿속에서는 생각의 소용돌이가 커지고 있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킹피셔 맥주   ㅡ 더운날 무거운배낭을 매고 걸어가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이것만 있으면 피로가 다 풀렸었다.




술자리가 한창인 이 시간에 누워있는 것도 고역인데 무언의 압박감이 잠을 재촉한다.


메디컬 드라마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너무나도 버라이어티 한 내 수술이 되질 않을까

걱정이 내 머릿속 검은 모양의 구름 괴물을 만들어내 무서운 상상을 자극한다.

피 튀는 수술이 그려지는.


언제난 상상은 현실보다 끔찍하다. 때론 현실과 같겠지만...

조용한 병실.


망상의 소용돌이를 일시 정지시키는 엄마의 목소리.

잠을 뒤척이는 내가 안쓰러운지 내일 수술이 이른 시간이니 얼른 자라고 타이르신다.

근데 나는 바닥 옆 10센티 띄워진 작은 공간에서 웅크려 자는 엄마가 더 안쓰럽다.


불을 켜고 친구 가준 여행기 책을 뒤적여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수술 후 이것만큼 내 힘듬을 달래준 책이 없었는데.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함)

그러다가 내가 인도 여행했던 한 달 전이 생각난다.


인도로 출발

인도인은 편하게 이발소에서 담배도 핀다.

굉장히 특이하게 와닿았다.


인도가는 비행기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을 쓴 메모 글


남들은 여행 다녀와서 책도 잘 내고 그림도 그리면서 전시도 잘하고 명성도 잘 쌓고, 잘 먹고 잘 사는데 나는 왜 여태까지 뭐했냐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나를 질책하는데 그렇게 잘 사는 사람들은 열심히 살았고 행동했을 것이다.

문득 영화 공각기동대의 대사가 떠오른다.

"기억이나 지식, 추억이 우리를 정의하는 게 아니다.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행동이다. 행동이 우리를 말한다."

나도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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