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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놀타리즘 Aug 10. 2020

여행썰 ㅡ인도편 2

2. 인도에 대해

예전에 인도를 처음 가기 전에는 지금의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중동 , 아프리카처럼 막연한 공포와 왜곡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매체에서만 보았던 전형적인 이미지들.

아름다움과 공포를 동시에 가지고 있던 나라.


첫 인도 여행에서 30대를 지난 형들이 내게 했던 말들이 떠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은 나중에 다녀올 수 있으니 부지런히 돈을 모아야 한다고.

물론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드니 여행을 다니는 게 겁이 난다.

예전처럼 교통비와 숙박비는 최저로 다니며 자신 있게 떠들었는데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으니

편안한 숙소와 편리한 교통을 찾게 된다.

나이에 맞는 경험치와 깨달음이 았겠지만 어렸을 때만 가능한 여행도 분명히 있나 보다.

혼잡한 인도의 거리를 편하게 이용할 수있는 오토릭샤 ㅡ인도인들은 가족도 타는데 난 나혼자로도 꽉찬다.


두 번째 인도 여행인 이번 여행을 다녀와서 얼마 안 된 어느 인사동에서

인도 사진전을 볼 기회가 있었다.

사진작가분 왈 "10년을 살면서 인도에서 느낀 건데 사람들이 하도 인도인들 더럽다고, 인심이 야박하다고, 성격이 약았다고 하길래 여행 다니면서 걱정했는데, 전국을 다니면서 그렇게 정 많고 따뜻한 사람 없더라."라는

작가님의 말씀 속에서 내가 타인을 바라볼 때 이해타산적으로 보면 그들도 그렇게 본다는 잊지 못할 말씀을 해주셨다.


여행객은 관광지 밖에 볼 수없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장사꾼은 그 나라의 모든 국민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 장사꾼 중에서 돈을 밝혀서 물건값에 덤터기를 씌우는 장사치들은 어느 나라나 있다. 인도도 마찬가지다. 돈이 몰리고 사람도 엄청 많다.

나는 후에 왜 인도인들이 돈에 집착하는지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도 여행으로 인도를 다녀왔다. 물론 이상한 사람부터 호객꾼 , 사기꾼 가리지 않고 접근해왔다.

그럼에도 인도인들과의 만남이  싫지 않았고, 인도 음식이 그 무엇보다 맛나고 인도영화를 보며 몸을 들썩

거렸으며, 인도 풍경을 보며 필름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그런 다양한 문화의 인도를 (내가 겪은 것 역시도 아주 일부지만) 단순하게 더럽고 못 사는 나라로

치부하는 관광객들을 보면 답답함과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프다.

따뜻하게 여행객을 배려하는 인도 아주머니, 9년 만에 만나 반가워 해준 라씨 가게 막둥이, 황금사원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연예인 보듯이 사진 찍고 싶어 했던 귀여운 아이들 모두 인도의 자랑이자 내가 인도를 자랑하고 싶은 이유들이다.





3.  비행기 안에서


 비행기 타고 가는 동안 잠깐 썰을 풀자면 내가 20대에 첫 배낭여행을 인도로 가게 된 이유랄까 동기는 우연히

보게 된 뮤지컬이었는데 영화로도 나온 '김종욱 찾기'였다.

배경이 거의 국내지만 거기서 나오는 인도는 주인공에겐 사랑의 요소지만 나에게 해방감의 배경이 되어줄 것만

같았다. 뮤지컬이 끝나고 인도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서 얼른 서점으로 향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 손에 들어온 책이 류시화 시인의 '하늘호수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살짝 개인적 판타지가 섞여서 너무 낄낄거리고 웃었다. 그 후 인도 여행에 대한 욕구는 엄청 커졌다.

마침 현실도피가 하고 싶은 찰나 겨울방학을 이용해 무작정 날아갔다.

책 한 권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나 같은 경우 인생을 바꾸는 시즌이 몇 번 왔는데 기억나는 한 이번이 처음이었다.


델리 여행자의 거리 ㅡ 건물 위에서 바라 본 모습


책일 수도, 영화일 수도, 지인의 한마디 일 수도 있다.

내 인생의 전환점.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나의 글이 누군가에겐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라는 원대한 꿈을 꾸며 글을 쓰고 있다.

일본의 유명 작가 했던 말처럼 책을 수정하고 없앨 수는 있어도(세력의 탄압 등) 책을 쓴 사실은 남는다.

나도 책을 쓰면서 물론 나를 위해 쓰는 작은 글이지만 나의 정수를 끄집어내어 읽는 분에게 무언가 주었으면 한다. 그게 터닝포인트 일지 이렇게 글 쓰면 안 된다는 깨달음 일지 몰라도 ~.


글을 쓰면서 나의 기억들도 많이 까먹었지만 사진을 보면서 글을 수정하면서 몇 번이나 다시 인도 여행을 한 기분이 들었다. 책내는 사람들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4. 처음은 델리


긴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비행기에서 엉덩이를 뗐다.

델리 공항에 드디어 도착했다. 9년 전 인도에 도착했던 나는 혼돈의 공간에 갇혀버린 이방인이었다면

이번엔 모든 게 여유가 있었다.

얼마나 오고 싶었던 델리였던가 떠날 때 델리 공기까지 갖고 가리다 마음먹을 정도로 흥분되어 흥이 올라

있었다. 공포의 공항은 꽃밭으로 바뀌어있었다.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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