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림에 묶이지 않기

끄적끄적 1 글

언젠가부터 조금 전보다 지금, 더 자유롭다고 느껴요.

내가 틀려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요.

틀릴까 봐 주저했던 시간이 너무 오래되었다는 걸 알고는 울고 싶었습니다.

너무 힘들었거든요.

어차피 틀릴 수밖에 없었는데,

어디서도 배울 수 없던 것을 혼자 해내야 했잖아요.

연애, 결혼, 육아 이 모든 게 처음이었어요.

처음 하는 것을 어떻게 잘할 수 있었겠어요.

틀린 게 들킬까 봐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몰라요.

그렇게 애를 썼는데 다 틀려버린 것 같아서 슬펐어요.

그런데 그 슬픔을 또 들키면 안 되니까 꿀꺽 삼켰어요.

만약 틀렸다는 게 숨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찍 알았더라면 훨씬 더 자유로웠을 텐데.

행복보다는 자유라는 단어를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틀림은 자유할 수 있는 공간이 훨씬 많아요.

옳은 것보다 틀린 것이 훨씬 많은 세상이에요.

옳은 쪽으로 가는 것은 좋지만 내가 옳은 사람이 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어느새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는 습관에 젖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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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괜찮다고 느끼는 증거는 어디까지가 자폐성향이고 어디부터가 성찰과 탐구의 시간인지 구분 가능할 때'라는 말이 있어요. 이 말은 내가 닫아 둔 내 마음속 창문을 활짝 열게 도와주었어요.

이제 틀려도 괜찮다는 걸 알겠어요.

틀렸어도 틀린 걸 모르고 살면 옳다는 굴레에 빠져 있게 되겠죠.

옳은 사람으로만 살아간다는 건 굴레 속에 갇히는 것이니 불행 한 삶이잖아요.

한 발짝만 나가면 실수할 수 있는 내일이란 시간이 다가오니 선택의 여지는 많아요.

오히려 자주 옳은 것보다 틀린 부분이 많다는 걸 인정할래요.

내 뜻대로 안 되더라도 더 이상 버티지 않고 무너질래요.

슬픔이 말을 걸 때 아이처럼 울어버리고 기쁠 때 팝콘 같은 웃음을 터트릴래요.

틀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아아, 틀렸다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을 찾고 싶어요.

나에게 맞는 언어를 찾고 싶어요.

'변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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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5분 후의 하늘이 이렇게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