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의 기분을 1부터 10까지 숫자로 표현했을 때,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담담한 기분을 5라고 치자. 술을 마시면 알딸딸해지면서 기분이 7까지 좋아진다. 그런데 술이 깨면 다시 내 기분은 5다. 7의 기분이 그리워진다. 또 술을 마시게 되고 내 기분은 다시 7이 된다.
그런데 신비로운 우리 마음은 들쭉날쭉 하지 않고 언제나 잔잔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술이 계속 들어오면 평소 담담한 나의 기분을 3으로 재설정한다. (그래야만 술을 마셨을 때 기분이 5가 됨으로)
그리하여 평소에는 전보다 더 우울한 기분을 느끼게 되고, 이 기분을 없애기 위해 술을 또 찾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술을 마시고 얻을 수 있는 나의 기분은 5다. 평소 담담하다 느끼는 5의 기분을 술을 마시고 나서야 느낄 수 있게 되는 거다.
그러면 사람은 술의 양을 늘린다. 술을 두배로 마시면 7의 기분이 되고, 나의 영리한 몸은 평소 기분을 1로 세팅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인간은 중독된다. 커피 중독, 섹스중독, 쇼핑 중독 다 마찬가지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건 인정중독과 사랑중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