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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개 마냥 클래식과 친해지기 2

3. <박쥐> 서곡 Op. 362 / 4. 블라인드 테스트

by 완소준

요한 슈트라우스 2세-<박쥐> 서곡 Op. 362,

지난번 고전시대 곡과 설명을 들은 후 낭만시대 곡들 과의 차이가 도대체 뭘까?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민이에게 '낭만시대의 서곡은 유명한 게 뭐가 있어?'라고 물어봤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박쥐 서곡 들어봐!"라고 알려주었다.


잠시 짧게 찾아본 바로는 박쥐는 왈츠의 왕이라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밝고 화려한 희극 오페라다. 슈트라우스 가문은 작곡가 가문이기에 몇 세 인지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음악가 집안이기에 서로 영감을 주며 사이가 좋았을 것 같지만 아버지와 관계는 나빴다고 한다.

차이점이 명확하게 들리겠지라는 무의식의 자신감과 함께 8분여 동안 귀 기울여 들어봤다.

나름 집중해서 들으니 분위기나 흐름이 다른 것 같다고 느껴질 때쯤 '모르고 들었다면 이 차이를 내가 알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이거 전혀 모르겠는 걸...'로 금세 생각이 바뀌었다. 저번에 들었던 마술 피리 서곡을 듣고 다시 들으니 더 오묘하게 헷갈렸다.

"뭐가 다른 건지 알 것 같으면서도 솔직히 전혀 모르겠어."라고 민이에게 말했다.

서곡이라 교향곡보다는 가벼울 수 있지만, 변화를 한번 잘 들어보라고 민이는 알려줬다. 낭만 시대 서곡이라니까 기억나는 게 몇 개 없었는데 왈츠풍의 멜로디가 있어서 더 즐겁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했다고 했다.


곡 흐름의 변화는 마술 피리 서곡에도 있지 않냐며 무지함에서 헤매고 있는 내게 민이는 좀 더 알려줬다.

먼저 왈츠풍이라는 건 '쿵 짝짝 쿵 짝짝' 3박자 계열의 춤곡이라 생각하면 된다.

들어보면 레가토나 비브라토가 좀 더 확실하게 있다. 아마 이런 연주 기법들은 바로크 시대엔 없었을 거고, 고전 시대엔 있었을 수도 있지만 활의 속도를 활용하여 연주했을 거다. 시대에 따라 연주 기법도 다르지만 악기도 다르다. 아마 그 시기에는 활 모양도 다르고, 바이올린의 턱받침이나 어깨받침도 없었을 거다.

마지막으로 변화라는 건 박자를 말하는 거다. 박자가 딱딱딱 흘러가는 게 아니라 확 멈췄다가 다시 확 들어가기도 하고, 점점 빨라지는 등 변화가 느껴지는 긴장감이 있다. 나름의 규칙을 가지며 일정하면서도 일정하지 않는 변화는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설명과 생각을 들었다.


(주관적인) 민이의 설명을 듣고 곡의 흐름이나 빠르기에 대한 변화 보단 순간의 박자 변화에 집중해 여러 번 다시 들어봤다. 집중하지 않고, 출퇴근 버스에서도 몇 번 틀어놓고 앉아 있다 보니 정말 새똥만큼 조금 알 것 같았다.

버스 타고 생각해서 그런가 운전으로 따지면 운행 중 속도의 변화 보단 변속의 급함인 것 같다. 액셀과 브레이크를 어떻게 밟느냐의 차이가 아니려나. 전체적인 흐름에서 보면 형식적인 대조가 덜하고, 노래하는 듯한 부드러운 부분이 조금씩 섞여 있냐는 차이도 있는 것 같았다. 그 이상은 솔직히 아직모르겠다.


블라인드 테스트

민이가 두 곡을 들려주면 나는 고전시대인지 낭만시대인지 맞춰보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봤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보기 좋게 못 맞췄다. 민이가 들려준 곡은 '<카르멘> 서곡'하고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이다.

두 곡 모두 매우 익숙하고 분명히 다들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귀에는 이미 익으니 제목만 익히면 되겠다. 오히려 좋아!

솔직히 맞췄어도 찍어서 맞췄을 거다. 아직은 어렵지만 꾸준히 듣다 보면 귓속이 트이지 않을까.

다만 희망이 조금 생기고 신기한 건 블라인드 테스트에 맛 들인 민이가 몇 곡 더 들려줬는데 베토벤곡과 모차르트 곡은 누가 누구 건지 명확하게 알겠다는 거다. 작곡가마다의 특색도 있는 것 같은데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미 귀와 뇌가 과부하 상태라 무차별 폭격 같은 민이의 블라인드 테스트는 강제로 중지시켰다.


일을 하다 보면 솔루션이나 인프라의 장단점을 마치 표로 나누듯 딱딱 구분하고 비교해야 한다. 음악도 자꾸 그렇게 접근하려고 하는 거 보니, 일은 일이되 내 인생에선 그런 모습에 너무 매몰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모든 걸 비교해서 구분하려 하고, 말 그대로 최적으로 적합한 것만 찾다 보면 생각 주머니가 그 틀에 갇혀버려 커지지 못하고 작아지지 않을까?


서곡은 오페라 전체적인 내용과 같이 듣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틈틈이 영상 자료를 보거나 읽고 들어보려고 한다. 지금은 '이것도 몰라?'인 상태지만 점점 진화하며 소양을 쌓아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음엔 협주곡을 추천받아 봐야겠다.


<톰과 제리 Can't Stop Conducting, 박쥐 서곡 >

https://www.youtube.com/watch?v=zuws6RCkkoI&ab_channel=WBKids

톰과 제리에서 톰이 연주하는 곡이 박쥐 서곡이다. 한번 보면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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