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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랭클린플래너 Apr 16. 2021

종이와 손글씨는 장기주행 중

BRAND TALK 01. 페이퍼리스 시대, 페이퍼 모어 브랜드

물음을 이용한 당김은 백 퍼센트 승률이 있다. 우리 영역에서 종이가 사라질 거라고 말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끝물인 페이퍼 시대에 괜찮겠냐고 브랜드의 존폐 여부에 대해 묻던 사람도 있었고. 우리가 불안했을까? 아날로그는 때때로 느리고 번거로운 행위지만 물어보면 95%는 좋다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 페이퍼 모어를 꿈꾼다는 건 이성과 썸 타는 것과 대략 흡사하다. 좋아하고 있는지 아닌지 자꾸만 마음을 되물어보게 된다. 좋아하는 건 분명한데.


스마트폰 메모 앱, 녹음 앱, 인스타그램 저장 기능, 디지털 플래너 등 간편하게 스마트폰만 열면 일정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있는데 아날로그 플래너는 왜 사라지지 않는 거야? 관련업 현직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데?라고 묻는 사람들이 이제는 되려 많아졌다. 우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공존의 시대에 살고 있다. 편리하고 용이한 도구가 차고 넘치지만 우리는 기억과 감성의 측면을 여전히 좋아하고 있다. 

그럼에도 종이가 사라진 구역이 있다. 바로 지도다. 위치의 영역은 색인이 절대적이고 정확할수록 시간 단축이 명확하다. 내비게이션이 도착지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포털과 SNS의 위치 태그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지도를 펼칠 필요가 없어졌다. 지도는 벽면에 장식하는 인테리어 용도나 노트표지 등으로 변모했다. 쓰임이 있으니 그것도 종이의 매력 중 하나일까. 

그럼 종이가 사라지지 않는 영역들은 어떨까. 우리는 오늘도 카페에 널브러져 종이책을 넘겨 읽고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쇼핑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며 데일리 일정은 휴대폰 어플보다 플래너에 눌러쓴다. 사무실에서 포스트잇에 메모를 적어 동료 PC 앞에 붙이기도 하고 아이디어 회의에서는 프린트한 기획서 위에 수정사항을 적는다. 어떨 때는 키보드 자판이 편한데 어떨 때는 볼펜으로 쓱-하고 적어버리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코로나 시대에 맞아 넷플릭스 가입자가 무섭게 늘었다. 어딜 가도 넷플릭스 이야기를 한다. 연휴에 영화관에 가던 사람들은 이제 집에서 맥주나 와인을 홀짝이며 넷플릭스를 본다. 동시에 가구당 월평균 구입비가 고작 11,069원이던 종이책은 페이코 등 올해 소비 패턴 분석 트렌드에서 핫한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독서대도 포털 키워드에서 강세다. 우리는 왜 아직도 종이책을 사랑하는 걸까. 휴대폰이나 넷플릭스와 반대어에 해당하는 종이책의 역주행에 때때로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전자책은 간편하고 효율적이지만 나도 아직은 종이책이 더 좋다. 종이책은 집의 공간을 고려해서 소장하는 나만의 리스트가 존재한다. 좋다고 닥치는 대로 사다 보면 책더미에서 생활하는 꼴이 되고 마니까. 다른 하나는 시간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전자책은 이동 중에 업무(프로 직장 러/업무 관련입니다만, 대표님) 중에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에 짬을 내서 읽었다. 종이책은 다르다. 책장에서 꺼내 침대 한켠에 자리를 잡는다. 여행 틈에 시간을 내서 여행이 끝날 때까지 한 권을 다 읽자 했다. 가지고 다닐 수 있지만 가지고 나간 날에도 카페에 들러 책을 읽고 들어왔다. 어떻게 보면 소중한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내서 밥을 먹는 것과 같았다. 책장을 넘기기 직전 반쯤 들춰진 페이지의 마지막 문장을 읽는 소중함을 위해 영영 전자책과 종이책이 사이좋게 살았습니다, 가 되어 주길 오늘의 종이 플래너가 응원한다. 

우리는 자신의 것을 기록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쓰이길 바란다. 많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다양한 속지를 브랜드 고유성을 보존하는 형태로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어플이나 메모 앱에 대한 소비자 니즈는 지속적으로 있었다. 시대는 변화한다. 우리는 어떤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기록의 기반이 페이퍼 플래너를 기본으로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존. 종이책과 전자책처럼 손글씨로 쓰여지는 우리 플래너도 시대에 상관없이 건재한 아날로그 머스트 해브템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글이나 아이디어를 적을 때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한다. 브랜딩이나 콘텐츠에 대한 것은 번뜩 떠오른 생각이 흘러가지 않게 빠르게 적어두는 편이 안전하다. 계획과 피드백은 다르다. 나는 굳이 플래너에 꾹꾹- 그날의 계획과 다한 것, 하지 않은 것, 더 해야 할 것을 기록한다. 그 기록은 눌러쓴 글씨 뒷 페이지 자국처럼 기억에 남아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으로 성장한다. 


손으로 쓰는 플래너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듀얼 모니터가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것처럼 PC로 업무를 체크하면서 플래너를 적을 수 있고 통화를 하며 스케줄을 확인하거나 조절할 수 있다. 회의나 업체 미팅 때도 테스트 시안을 보여주면서 체크해야 할 부분을 메모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좋은 것은 플래너에 대한 신뢰이다. 미팅 때 내가 휴대폰을 켜서 메모한다면 난 한 번은 메모 좀 하고,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플래너에 확인 사항이나 중요한 리스트를 기록하는 것은 한번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군더더기 없이 성실하고 솔직하다. 이 부분이 제일 좋다. 그밖에 플래너가 좋은 여러 가지 이유들. 


①    펼친다 > 구역을 찾는다 > 기록한다로 전개되는 플래너 쓰기의 경험은 글씨를 쓰는 행위에 시너지 효과를 얻어 기억을 장기화시켜준다. 실제로 여러 사례에서 손글씨가 기억력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②    타이핑은 틀리면 DEL키를 누르면 그만이다. 새 글처럼 쓸 수 있다. 그러나 손글씨는 다르다. 우리는 이상하게 수정테이프를 쓰거나 글씨를 고쳐 쓰거나 찍-하고 줄을 그어놓으면 그렇게 신경이 쓰인다. 책상은 어지러우면서. 그리하여 글씨를 쓰기 전에 다시 한번 이것이 맞는지 한번 더 리마인드 하게 된다. 

③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나는 목표 플랜이 있을 땐  월간 달력에 실행한 날을 마스킹 테이프로 체크해둔다. (혹은 형광펜) 컬러링이 쭉-이어지면 성취욕이 올라간다. 변하지 않는 중요한 일정은 검은색, 즐거움을 위한 약속은 초록색, 자기 관리 계획은 빨간색으로 적어둔다. 시각화된 계획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④    계획은 가끔 결과보고서처럼 명확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다. 계획> 실행> 평가> 피드백을 통한 실행률과 달성률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⑤    나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드러난다. 손글씨는 자유자재로 움직여서 개인이 가장 편하게 쓰는 단어와 형태로 쓰이게 된다. 버벅되거나 화면이 꺼지는 경우도 없으니 탄력이 붙는다. 그것은 나날이 성장하기도 한다. 

페이퍼리스 시대에 페이퍼모어 브랜드가 되고 싶다. 레트로가 사랑받는 시대가 오면서 많은 아이템과 브랜드들이 역주행했다. 우리를 아날로그 브랜드로 보는 어떤 시선도 있겠다. 동시에 우리의 플래닝 시스템을 여전히 사랑하고 새롭게 받아들이는 소비자들도 등장했다. 워라밸의 시대, 노동에 대한 명확한 보상과 그에 따른 충전이 필요한 세대, 자기 객관화/ 1인 미디어/ 1인 사업이 활발한 시대, N 잡러의 시대, 재택근무와 비대면의 시대. 가치 있는 목표를 이루는 것이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면서 시간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더 올라갔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시간을 쓰고 있는 것과 자신이 진정으로 시간을 쓰고 싶은 소중한 것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는 부분에서 우리는 시작되었다. 그 마음으로 우리는 여전히 장기 주행 중이다.


writer.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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