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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쌤 Nov 21. 2024

가성비 떨어지는 친구

책 값보다 비싼 우편 요금이라도 내겠습니다.

침에 미국에 잠깐 가 있는 친구에게 책 한 권을 보냈습니다. 주소를 물어보려고 전화를 하니 "책 값보다 국제우편요금이 더 나올 거다" , "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거야" 하면서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그때 달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괜찮아" 하며 그냥 보냈습니다. 그런데, 정말 우체국에서 책값의 2배가 훌쩍 넘는 요금이 나오는 것을 보며 혼자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마 며칠 후 책을 받는 친구도 그러겠죠. '야, 지금 뭐 하는 거야!' 하면서...



국민학교 때 친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친구 집 근처에서 몇 시간이고 기다린 적이 있습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만난 친구와 잠깐 동안 골목을 뛰어다니며 장난 좀 치고는 이야기  마디하고 헤어졌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너무 가벼웠습니다. 몇 시간이고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친구에 대해 너무 오래 기다려서 손해라던지, 몇 시간밖에 못 놀아서 허무하다던지, 기다린 시간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던지 하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냥 그런 거였으니까요.



가성비(價性比)

'가격 대비 성능'은 말 그대로 '사용하거나 투입한 금액과 비교한 성능'이란 뜻이다. 줄임말인 '가성비'(價性比)의 형식으로 쓰는 일이 매우 많다. '가성비가 좋다'라는 것은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다는 뜻이다.(출처: 나무위키)



요즘은 사회, 직장 그리고 심지어 가정에서까지 가성비를 따지는 세상입니다. 음식도 가성비, 옷도 가성비, 자동차도 가성비, 여행도 가성비, 심지어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도 가성비를 따집니다. 그런데 정말 가성비가 가성비였나요? 가성비를 찾느라 쏟은 시간과 노력을 따져보면 정말 가성 비였나 하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나요? 가끔은 그냥 손해 보며 넘어가면 어떨까 합니다. 배보다 큰 배꼽으로 손해도 보고, 친구를 마냥 기다리기도 하고, 오늘 못한 일은 내일로 좀 미루기도 하고...


친구가 보고 싶은 오늘은 그냥 '가성비 떨어지는 친구'가 되려고 합니다. 책 보다 비싼 우편요금이라도 기꺼이 친구를 위하여 내려고 합니다. 이것도 나중에 친구를 만나면 "넌 참 웃기는 녀석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안주거리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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