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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대사수술 후 배고픔(식욕)과 호르몬의 변화


안녕하세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 박영석 교수입니다.


오늘은 비만대사수술 후 식욕은 어떻게 변하는지, 공복시 배고픔을 느끼는 정도는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호르몬의 변화는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제가 이전에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을 소개한 글도 있는데, 아주 흥미로운 글이니 꼭 한번씩 읽고나서 이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bariatricsnubh/221533167468


비만대사수술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오시는 환자분들은 수술 후 식욕 변화에 대한 질문을 종종 하십니다.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위에서 분비되는데,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잘라내는 수술이니 그렐린 분비가 떨어져서 수술 후에도 식욕이 잘 높아지지 않는다는 글을 읽고 오셔서 저에게 질문을 하시지요.



이론적으로 맞는 말씀이고 오늘 소개할 논문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결론은 이 글의 맨 뒷부분에서 말씀드릴께요. ^^


그리고 그렐린 외에 꼭 아셔야 할 호르몬이 바로 GLP-1입니다. GLP-1은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감량 뿐만 아니라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호르몬(incretin, 인크레틴) 입니다.


GLP-1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소개한 부분이 있으니 역시 이 글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bariatricsnubh/221604280793

그리고 제가 방금 chatCPT에게 GLP-1에 대해 질문을 하였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 아래와 같습니다. 대부분 맞는 말이네요.

GLP-1의 여러가지 효과 중에서 꼭 아셔야할 것은 바로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 촉진            

              식욕의 감소 입니다.            


그럼 비만대사수술 후 식욕의 변화와 호르몬(그렐린, GLP-1)의 변화는 어떻게 되는지, 각 수술법 (루와이 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에 따른 차이는 없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4년에 발표된 논문이니 벌써 10년이 된 논문이네요. 


이 논문에서는 위우회술을 받은 10명의 비당뇨병 여성 환자와 위절제술을 받은 8명의 비당뇨병 여성 환자를 비교하였습니다.


배고픔의 정도는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볼까요?


환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배고픔이 주관적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점수를 매겨보라고 하였습니다.


당연히 식사를 하면 배고픔의 정도가 뚝 떨어질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배고픔의 정도는 다시 조금씩 올라가겠지요.


그림에서 보면 흥미로운 사실인데요, 0분째를 보시면 이것이 공복 시 배고픔 (fasting hunger)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우회술 후에는 수술 후 6주째 (6 weeks)와 12주째 (12 weeks) 모두 수술 전 (Pre-operative)보다 공복 시 배고픔의 정도가 뚝 떨어져 보여요. 하지만 위절제술의 경우에는 공복 시 배고픔이 수술 전과 수술 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식사를 하고 난 다음에 배고픔의 정도는 위우회술, 위절제술 모두 마찬가지로 수술 전보다 수술 후 6주째에 배고픔의 정도가 유의미하게 떨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위소매절제술 후에는 위가 없어져 그렐린 분비 세포가 없어지니 식욕이 떨어질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 결과에서는 공복 시 배고픔은 별 차이가 없었고 식후 배고픔은 감소한 걸로 나왔습니다.


그럼 실제로 그렐린과 GLP-1 호르몬 변화는 어떨까요?


 확실히 위소매절제술이 위우회술보다 그렐린을 더 많이 떨어뜨렸네요. 이건 수술 후 6주째도 마찬가지고 12주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GLP-1의 변화는 위우회술 후가 위소매절제술 후보다 더 컸습니다. 6주째와 12주째 모두 GLP-1의 증가폭이 위우회술에서 위소매절제술보다 컸음을 알 수 있어요.


자, 이 결과로 위우회술이 더 좋은 수술이다, 아니다, 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습니다. 위소매절제술은 간단하고 합병증이 적기 때문에 (안전하기 때문에) 위우회술보다 더 좋은 수술라고 할 수도 있는 것고요.


다만, 두 수술법에서 호르몬의 변화가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고, 식욕의 변화도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다 정도만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위소매절제술 후에는 무조건 식욕이 떨어질거야"라는 잘못된 믿음도 가지진 마시고요.^^


제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위소매절제술 후에 식욕이 떨어지는 분도 분명 있고, 그대로 유지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직후 식욕이 떨어진 환자라도 시간이 6개월, 1년 지나면 식욕은 다시 오르게 되어있습니다. 만약 식욕이 계속 떨어진 상태로 유지되어서 계속 식사를 안하게 된다면 결국의 영양 실조로 사망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몸이 살기 위해서, 죽지 않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반응하게 되어있습니다. 때문에 수술 후에 식욕이 떨어진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전혀 중요한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식욕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냐가 중요한 사실입니다.


배고픔을 참아가면 살을 빼는 것은 하수의 방법이에요. 절대 성공하지 못합니다. 먹어도 되는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면서 배고픔을 컨트롤 하며 살을 빼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이것이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 박영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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