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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수술 15년 후 체중 감량 결과는 어떨까?

비만대사수술 후 장기 결과


안녕하세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박영석 외과 교수입니다.


오늘은 비만대사수술 (고도비만수술, 당뇨수술) 후 15년이 지났을 때의 체중 감량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비만대사수술하러 오셨을 때 외래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수술 후에도 요요가 오진 않겠지요?" 입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비만대사수술(고도비만수술, 당뇨수술)을 결정할 때까지 많은 다이어트와 실패(요요) 경험을 하셨을 겁니다. 

 

여기서 제가 꼭 말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비만대사수술은 온갖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최후에 선택하는 방법은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고도비만환자가 효과도 확실치 않은 양약, 한약, 기타 값비싼 여러가지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해보기 전 가장 먼저 고려해봐야할 방법이 수술입니다. 

제가 이전에 썼던 글의 일부인데 다시 아래 인용해보겠습니다.



"의지"는 적절한 체중 감량의 도구가 아닙니다. 일반 사람이 오늘부터 2달동안 3kg 감량하기로 결심하고 그걸 못 빼면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도비만환자가 오늘부터 1년동안 30kg 빼기로 결심하고 그걸 못 한다고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할 수 있나요? 의지로 10kg 이상, 15kg 이상 뺄 수 있는 사람이 전세계에 몇 명이나 될까요? 그리고 그 체중을 10년 이상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또 그 중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제발 의지가 부족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환자의 가족들이요.

비만수술을 한다고 절대 실패자로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수술을 하는 것은 아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지 나의 의지가 박약하고 나는 인생의 실패자라서 벌을 받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비만대사수술을 성형수술, 그냥 살을 쉽게 빼기 위해 하는 수술 정도로 치부합니다. 이런 일반인의 잘못된 인식 개선은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숙제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수술 후 요요를 경험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절대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약물이나 식이요법 등으로 10kg 이상 감량한 다이어트에서 거의 대부분 몇 년 안에 요요현상을 경험하는 것과 비교할 때 비만수술 후 요요현상은 거의 없다고 이야기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이 증가하는 주된 이유는 고칼로리 간식입니다. 한번에 먹는 양이 늘어서, 즉 과식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요요가 생기진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첫번째 수술이 뭔가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지요. 수술을 받고난 후 2-3년 지나서 다시 살이 찌는 경우는 적게 먹어도 칼로리가 엄청 높은 간식(과자)를 입에 달고 사는 경우입니다.


비만수술을 받기 전 고도비만일 때 우리의 몸은 아주 높은 기초대사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높은 기초대사량은 수술을 받은 후에도 어느 정도는 유지될 것이고 점차 떨어지게 됩니다. 때문에 수술 초반 먹는 양이 갑자기 확 줄어들게 된다면 체중 감량도 잘 일어나게 되겠지요. input(먹는 칼로리)은 확 줄었고 output(칼로리 소비량, 기초대사량)은 그리 줄지 않았으니 체중도 잘 빠지게 될겁니다. 그런데 우리 몸은 굉장히 영리하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을 그렇게 높게 계속 유지하지 않아요. 먹는 양이 줄어들면 쓰는 에너지도 줄이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체중이 빠지면서 근육도 빠지게 되므로 기초대사량 감소가 더 가속화되지요. 그래서 어느 순간이 되면 먹는 양은 여전히 적은데 체중은 잘 안빠지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래서 근력 운동이 중요한 것입니다. 

만약 이럴 때에 과자를 지속적으로 섭취한다면 먹는 칼로리가 쓰는 칼로리를 뛰어넘는 것은 금방입니다. 간식 자체를 아예 먹지 말란 말은 아니고, 먹어도 좋은 (먹으면 몸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이 주성분인 간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좋은 식습관을 1-2년간 잘 유지한다면 장기적인 요요현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최근 발표된 논문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Angrisani L, Ferraro L, Santonicola A, Palma R, Formisano G, Iovino P. Long-

term results of laparoscopic Roux-en-Y gastric bypass for morbid obesity: 105

patients with minimum follow-up of 15 years. Surg Obes Relat Dis. 2020 Dec

1:S1550-7289(20)30689-4. doi: 10.1016/j.soard.2020.11.028. Epub ahead of print.

PMID: 33390352.


 2000년부터 2003년까지 105명의 루와이 위우회술을 시행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15년간 추적관찰을 하였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시행한 후향적 연구이네요.

87.6%의 환자들이 15년간 추적 관찰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수술 전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47.2kg/m2 이었어요. 78명의 환자가 체질량지수 50 미만, 27명의 환자가 체질량지수 50 이상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15년간 체중과 체질량지수 변화입니다. 수술 전 평균 137.6kg였던 체중이 수술 후 최저 82.6kg까지 감량되었고, 15년 후에도 평균 92.1kg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체질량지수로 따지면, 수술 전 평균 47.2kg/m2이 최저 30.4kg/m2까지 떨어졌고, 15년 후에도 34.1kg/m2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서양의 비만대사수술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체중과 체질량지수가 훨씬 높습니다. 우리 센터의 수술 전 환자 평균 체질량지수는 39-40 정도이고, 평균 체중은 100-110kg 정도입니다.  시작점이 낮으니 최저 체중이나 15년 후 체중도 저 데이터 수치보다는 낮을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것은 평균이니 저것보다 더 체중을 빼서 낮은 체중을 잘 유지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저만큼 못 뺐거나 아니면 뺐다가도 다시 체중이 높아진 사람도 있을 겁니다. 수술을 준비하거나 수술 결심을 하려고 하는 환자분들이 간혹 체중을 뺐다가 다시 찐 (평균에서 벗어나는) 다른 환자분들 이야기를 듣고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이 수술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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