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아침인데도 제법 교실 안이 후끈하다.
출근하자마자 교실 창문 열기로 김교사의 하루도 열어본다.
복도 쪽 창문을 열다 보니 이른 시간인데도 옆 반에 벌써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와 있다.
부지런한 병아리들...
오랜만에 인기관리 좀 해볼까? 옆반 선생님 친절 충전!
힘차게 옆 반 앞문을 연다.
“어머, 이렇게들 빨리 와서 다들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거야?
이게 몇 반이야? 우리 반 친구들한테도 꼭 자랑해줘야겠다.
담임선생님이 얼마나 지도를 잘해주셨길래 형님들보다도 훌륭할까? 너네 4학년 같다. 선생님 오시면 꼭 칭찬해 달라 전해줄게.”
“와~~~~” 아이들, 역시나 난리가 났다. 입이 귀에 걸리고 엉덩이가 들썩들썩 한껏 기분 up이다.
“근데 너네 안 덥니?”
“더워요!”
“그렇지? 아침에 오면 창문부터 활짝 열어야 할 거 같아.”
친절한 김 교사. 복도 쪽 창문을 드르륵드르륵 아이들 들으란 듯 잔뜩 티 내며 힘차게도 열어댄다.
“시원하지? 계속 독서 열심히 하렴~”
나 좀 멋진 듯? 좋아, 오늘도 정말 친절해.
룰루랄라... 5분 후, 화장실에 가려 나오는데... 어라? 옆 반 창문이 꽁꽁 다시 닫혀있다.
무슨 일이지? 후다닥 옆 교실로 들어가는 김 교사.
“얘들아, 창문 왜 닫았어?”
“선생님, 그 창문은 OO이만 만질 수 있어요.”
“뭐?”
무슨 소리지??? 누가 해석 좀;;;
“우리 선생님이 창문 여는 건 창문 지킴이만 하랬어요. 아무나 만지면 안 돼요.”
“OO이가 안 와서 우리가 다시 닫았어요.”
뿌듯하다는 듯 답하는 저 의기양양한 똥강아지들.
아, 선생님 말씀도 참 잘 듣는 착한 1학년들.
아무나 선생님이 창문 만져 미안~
융통성은 나중에 배우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