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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혁 Sep 20. 2023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하나?

2023-09-20

나는 지금까지 워크플러그를 만들면서, '어떤 가치를 가진 제품을 만들까?'가 아닌, '어떻게 만들까?'를 훨신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개발자 베이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구현의 가능성'과 '구현의 난이도', '구현 방법'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정작 열심히 만들어도, 가치가 없다면 쓰이지 않는다는 가장 간단하고도 중요한 사실을 잘 잊게 된다.


예전에, B2B SaaS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영업이사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곳은 이름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회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었다.


몇가지 워딩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데, 그 중 하나가 이것이다.


'B2B SaaS에서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고 보는데, 고객사가 돈을 더 잘 벌게 해주는 제품과 기존 비용을 아낄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 있다.'


나는 돈을 더 잘 벌게 해주는 제품의 기준은 '고객사에서 만드는 제품에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제품을 만들고 파는데 있어서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제품들이 고객사가 돈을 더 잘 벌게해주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제품 데이터 지표들을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mplitude, 제품을 더 잘 팔 수 있도록 도와주는 salesforce, 서비스 운영 모니터링을 도와주는 datadog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본다. 특히나 enterprise급에서 amplitude나 datadog은 가격이 상당히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비용을 아낄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의 기준은 '고객사에서 만드는 제품에 직접적으로 연관은 없고, 그 외의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높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고객사의 제품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보다는, 그외의 인사관리나 평가, 채용, 협업 등에서 돕는 제품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서, 채용시에 발생하는 비효율을 해결하는 greeting, 사내 인적자원 관리를 돕는 flex,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돕는 slack 등이 이에 해단한다고 본다. 이 경우에는 amplitude나 datadog 처럼 많은 비용을 받지는 못하지만, 빠르게 바이럴이 일어나며 많은 사람들이 쓰게 되고 비용이 비싸지 않기 때문에, 회사가 조금 어려워져도 바로 구독 해지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 제품은 후자에 해당한다고 보는데, 그래서 비용을 많이 받기는 어려운 제품이라 많은 곳에 범용적으로 쓰게 만들어서 빠르게 확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생기는 모순은 현재 우리 제품은 온보딩 과정이 너무 길다.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관문이 너무 많다.


그러면,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가 유효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유저에게 그 가치가 도달할 수 있게끔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돕는 워크플러그 같은 제품은, 박리다매로 팔아야하는데, 우리의 잠재고객 중 이러한 자동화 프로세스가 필요한 사람의 수가 적다면, 박리는 되더라도 다매가 불가능해진다.


요즘 점점 더 이 B2B SaaS 시장을 이해하게 될수록,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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