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찾아와 기분을 살며시 간지럽힙니다
가끔 들려오는 새들의 대화
어렴풋이 밀려드는 꽃내음
달그락 거리는 아이스아메리카노의 소스라침
손가락 끝이 기억하는 미세한 떨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적막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냥 변해버린 하루가 잠시 비워놓은 시간
그 무료함이 내려놓은 공간이 주는 여유
가만히 장미의 대화를 훔쳐보고도 싶고
스스로 만든 위협이 호박벌을 피하는 현실
그 속에 자리 잡은 정오
오늘은 그냥 이어폰에 시간을 매달아
그늘 아래 잔잔한 미소를 널어 보고 싶습니다
늘어지는 대로 늘어나는 대로
거스름 없이 내려놓고 싶습니다
늘 그런 것이 아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