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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향 Dec 03. 2023

야식

저녁은 거품의 빈 잔과 같아요

포만감이 생산한 것은 연기입니다

약속은 흩어진 뒤에 찾게 되고

이성은 언제나 패배와 한편을 먹습니다


참을 수 없는 것은 미끼를 보는 고기 같아요

낚시는 대기업의 전매특허라 할만합니다

인내는 창살아래 휴식을 취해요

아직 놓지 못한 것은 욕심이었을까요

그래도 정신은 아직 살아 있어요

라면 국물과 실랑이를 하고 있으니


풍선이 얼굴에 그림을 그려요

체중계는 매일 먼 길을 돌아오고

식지 않은 되새김질은 어제와 같아요

벗겨진 유리구두의 12시는

여전히 마법의 시간인가 봅니다


청포도는 맑은 시선 속에 있어요

절정을 향한 사랑은 혼자가 아니죠

이육사의 흔적은 여기에도 살아요

유월은 여전하니까요


자정이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출근이 덩달아 걱정을 하네요

이제는 멈춰야 할 것 같아요

오늘이 저물어 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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