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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dall K Nov 09. 2022

0부터 시작하는 재봉일지

[재봉일지] 00 들어가며

  나는 키가 작다. 다리라도 길었으면 모르겠지만 모두 짧은 편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평생 낭비하는 바지 수선비용보다 재봉틀 가격이 훨씬 저렴한 거 아닐까? 재봉틀을 배워야겠어! 길이 수선만 할 줄 알아도 남는 장사지만, 어쩌면 나중에 사업 아이템이 될지도 몰라.


 요즘 주말엔 본가가 있는 동탄에 올라가므로, 처음엔 엄마와 함께 도란도란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하고 이후엔 유튜브 선생님들을 통해 배우는 걸로 생각을 해봤다. 다만 동탄에서 재봉틀을 배우는 과정은 보통 초급부터 고급 코스- 매 코스 5회 이상의 강의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데이 클래스에서 원하는 것만 쏙 배우는 일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취미의 성지인 대한민국이니 당장 저렴한 가성비의 가정용 미싱을 구하는 건 쉬웠는데, 선생님이 없어 결제부터 하기엔 좀 두려운 상황에 처했다. 결국 일단은 한 주의 대부분을 보내는 제주도에서 클래스를 알아보고, 내가 익숙해지면 엄마에게 가르쳐 주겠노라 선언했다.


 하지만 제주도에 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비단 병원 방문만이 아니라 뭔가를 배울 곳을 찾기도 꽤나 멀고 험난하다는 점이다. 결국은 앤 언니 어머니께 도움을 청해 보기로 했다. 그녀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알고 지내는 대왕 친화력과, 나와 같은 수준의 추진력을 가진 어마어마한 분이니까.


- 언니, 혹시 어머님 주변에 재봉틀 가르쳐주실 만한 분도 계실까요?


 앤과 림 언니는 이미 전문 취미로 도자기를 하시는 어머님 지인에게 배운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도라에몽 주머니와 같은 인맥에서 재봉틀 전문가를 찾아내 주셨다.


 나는 그리고 2022년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5주간 재봉틀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미싱,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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