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랑 넘어지다
며칠 전 병원에서 넘어졌다.
나 혼자만 넘어진 게 아니고 환자 할머니와 같이..
거동이 불편하신 환자 할머니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셔서, Commode chair에 앉혀서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의자에 앉히려고 할 때 생긴 일이다.
할머니의 한쪽 팔은 달려만 있지 거의 팔에 힘이 없으시다. 그래서 일어서신 후 의자를 잡으셔야 하는데 제대로 못 잡으셨고, 거기에다 commode chiar의 브레이크가 제기능을 다하지 못한 데다가. 발란스를 놓치신 할머니를 뒤에서 내가 잡았지만 이제 막 바닥청소를 끝나서 미끄러운 바닥에 내 신발이 미끄러지면서 할머니와 나
둘 다 뒤로 넘어졌다. 하지만 내가 대충 발란스를 잡으면서 같이 넘어져서 별다른 사고는 없다.
바닥에 둘 다 넘어졌을 때 주변에 있던 간호학생이 와서 우리를 도와 바로 할머니를 일으켜 세워고 의자에 앉혔다. 일단 할머니가 외상이 없더라도 병원에서 넘어지셨으면 일이 복잡해진다.
할머니의 Observations을 바로 쟀다. 혈압이 높긴 했지만 아침 일찍 잰 혈압에 비해서 한참 낮다.
맥박수가 좀 빠르긴 했지만 문제가 될 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할머니에게 어디 부딪힌데 없느냐고 물었더니
머리를 부딪힌 것 같다고 한다.
우선은 의사에게 보고를 했다. 만약의 경우에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질 경우를 대비해서 환자를 Review 해 달라고. 의사가 와서 할머니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아이스팩을 할머니 머리 부분에 대주고.. 앞으로 한 시간마다 Neurological obs를 4시간 동안 확인하라는 지시사항이 내려왔다. CT brain은 할지는 아직 결정이 안 났다.
할머니의 Neurological obs를 쟀다. 보통 Glasgow Coma Scale (GCS)을 사용한다.
GCS는 환자의 의식상태를 측정하는 걸로 객관적이고, 믿을만하다. 스코어는 1에서 15까지다. 보통 사람은 15다. Eye, verbal, motor response 등 셰퍼드로 나누어진다. 거기에 눈동자 확인까지.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질문을 통해서 확인을 하는데 대부분의 질문이..
" Do you know where you are?" " What date or day is today?" 가끔은 "Do you know what season is now?" "Who is Prime Minister?" 보기에는 간단한 질문 같아도 혼란스러운 환자들은 이런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을 못한다.
환자의 두 손을 잡고 힘을 주어 보라고도하고, 발을 잡고 힘 꺼 밀어보라고 하는 등 환자의 Motor response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눈동자가 Acting 하는지 확인을 한다. Neuro torch라는 걸로 환자의 눈동자에 살짝 비추면 환자의 눈동자가 불빛에 반응한다. 그때의 사이즈를 적고 반응을 하는지 적는 거다.
가끔은 환자의 눈동자가 확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는 대부분 뭔가 문제가 있는 거다.
이 할머니는 GCS 15/15이시다. 한쪽 팔은 Severe weakness가 있는데 이건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신 이유 중의 한가 지니 문제 될 건 없다.
그리고 우리 매니저에게 보고를 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사건 보고서를 적으라고 하신다. 한 개도 아닌 두 개나.
하나는 할머니에 대한 것 또 하나는 나에 대한 것을 쓰라고 하신다. 만일을 위해서..
핸드오버 때 할머니가 Assisted Fall을 나랑 같이 했다고 했더니 간호사들이 나에게 물어본다.
"너도 Nuero obs재야 하는 거 아니야?" " 너 지금 어디 있는 줄 알아? 오늘이 며칠이야?" 등등...
한바탕 웃으면서 넘어갔다.
넘어지면서 Commode chair에 다리를 부딪혀 양쪽 다리에 살짝 멍이 든 거 외에는 멀쩡하다.
원래 멍이 잘 드는 편이기도 하고.
그래도 할머니에게 아무 일이 없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