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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호주의 꽃을, 나는 한국의 눈꽃을

호주인 친구와 나누는 축제이야기

by 리본위너

태백눈꽃축제 (2025.02.07.(금) ~2025.02.16.(일)까지 진행 )에서 돌아오며 호주인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졌다.

한국의 가을이자 호주의 봄인 작년 10월.

또르륵~! 시드니에서 잠시 살 때 자주 사용하던 WhatsApp을 통해 메시지를 받았다.

WhatsApp으로 연락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소식을 나누는 호주인 친구로부터 받은 플로리아드 꽃사진이었다.

플로리아드(Floriade)는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에서 매년 열리는 꽃 축제이다. -위키백과-


몇 년 전, 딸아이에게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를 보여주고 싶어서 일정을 짰을 때는 플로리아드 꽃 축제 기간이 아니었다. 여러 친구들은 캔버라에는 볼 것이 없어 갈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꽃 축제를 보지 못하는 게 아쉬웠고, 호주인 친구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훗날 호주인 친구가 캔버라에 갔다가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사진과 동영상 덕분에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었고, 캔버라에 갔을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꽃 밭을 더욱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캔버라에 방문한 시드니에 사는 친구가 보낸 사진.


시드니가 한여름이 되고

한국은 한겨울이 되었을 때,

눈을 보기 힘든 시드니에 사는 그 친구가 호기심 있게 물었던 SNOW 생각이 났다. 올해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서 눈이 올 때마다 예쁜 눈꽃 광경 사진을 찍어 보내줄 수 있었다.

눈꽃이 내려앉은 나무

Very beautiful을 연발하는 친구에게 무언가 즐거움을 선물한 것 같아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그리고 올해 2월,

태백눈꽃축제를 가게 되어 한국의 겨울 페스티벌 중 하나라는 이야기와 함께 대형 눈조각 사진을 보내주었다. 올해 1월에 일본과 한국에 방문할 계획이 무산되어 아쉬워할 친구에게 한국에서 수 있는 겨울의 단편이라도 보여주고 싶어서.

태백눈꽃축제 대형 눈조각상


내가 사는 나라의 축제,

호주인이 사는 곳의 축제를 서로 묻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선물 같은 일상이다.


정들었던 시드니가 늘 궁금할 내게 친구는 크리스마스에도, 새해에도, 여행을 가서도 다양한 사진들과 함께 안부를 전해준다.

종종 각 나라의 문화가 담긴 일상의 이야기가 있을 때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전화를 해서 짧게나마 말해주고 안부를 묻곤 한다.


바쁜 일상 속 그 잠깐잠깐의 순간에도

깊은 우정을 느낀다. 특히 이번에 친구가 내게 보내준 호주 캔버라의 꽃, 내가 친구에게 보내준 한국의 눈꽃을 나누면서는 더욱 그랬다.


서로 스쳐가며 했던 '꽃'과 '눈' 이야기를

애써 기억해 주었음을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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