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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될 것이다 vs 그렇게 그려보고 싶다

중장기 계획.

지금에 이르는 과정을  잘 정리하고, 변화한 현재, 변화의 추이를 잘 반영하면 조만간 '의도한 미래'를 만날 수도 있다.  


목적은 늘 출발점이자 기준이 된다.    

지난 기간 여러 사업들의 사업명, 제목, 목적을 리뷰하고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며, 각 성과들이 갖는 의미를 정리해 본다. 정기적으로 하는 일이다.


목적이 갖는 추상성 때문에 그 변화가 잘 그려지지 않으면, 조금 더 비중을 두었던 세부 목표를 함께 살펴본다. 운영계획서의  운영 목적을 같이 살펴보면 어떤 방향을 향해 수행되고, 그 성과들이 모인 지점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사한 사업목적을 가진 사업들이 많거나 매년 유사한 운영 목적이 반복되고 있다면, 오히려 중장기 계획을 어렵지 않게 세울 수 있다. 결국 비슷한 그림을 그리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 단기 계획이 곧 기간만 늘어난 중장기 계획이 된다.


내외부의 평가나 환경 변화를 반영할 겨를이 없었을수도 있지만, 사업 간 평가의 차이나 환경 변화를 읽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 중요성을 간과했거나.

 

단기간으로 보면 큰 변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간을 길게 잡고 보면  환경 변화는 생각보다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잘 감지하면 변화에 당황하지 않고 사업 전환의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 코로나 상황의 예외적으로 빠른 환경 변화를 제외하면, 그동안의  운영계획이나 사업계획에 드라마틱한 큰 변화를 담아낼 기회가 별로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환경이 급변하면서 던져주는 키워드들이 있다. 다만 변화 정도에 비해 우리가 마주하는 키워드가 전혀 새롭지는 않다. 신조어나 기술적인 용어가 아니라면 우리가 이해 못 할 정도로, 처음 접하는 키워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새로운 대상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이전과 다른 접근 방식, 기존 방식의 재구성이 만들어 낸 새로운 'how'에 대한 얘기다. 접근 방식을 달리해서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면, 중장기 계획은 대상을 정하고,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시기별, 단계별 계획을 세우는 문제다.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고 싶다' vs '우리는  ~을 할 계획이다'

새로움으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해 오면서 대안을마련한 조직은 '그려보고 싶은 미래'에 방점을 찍는다. 앞선 경험이 새로운 시도를 위한 자신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런 조직은 환경 변화에서 가능성을 찾고, 변화를 긍정적으로 반영해 낼 근거들을 가져다 실행의 자료로 삼는다. '이런 자료들로 볼 때, 이런 방향으로 수정하고, 그렇다면 이런 신규 사업들을 해 보면 좋겠다'의 논리가 필요성으로 작용한다.  


반면, 그동안의 사업이나 프로그램들을 문제 상황 진단과 심각성 완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필요와 당위가 기반이 되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게 된다. 여전한 문제상황은 이번에도 사업의 필요성으로 연결되고, 다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계획을 세워 대응해 나가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당연한 과정이지만, 새로운 비전이 비집고 자리할 틈이 별로 없다.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유사하니 반복해야 하는 당위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해 왔으니까 그런 방향을 갈 것이다' 라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가치는 가져가되, 미래로 향하는 길에서 다른 영역의 자료를 근거로 삼아 낯선 영역을 연결 지어 중장기 계획을 세우면 이전에 없던 얘기를 해야 한다. 역시나 당위가 기반이 되더라도 '그려보고 싶은' 계획은 안 쓰던 생각의 근육을 가져다가, 경험해 보지 않았던 영역에 눈을 돌려 '비전'도 재정비해 보는 계기가 된다.


해야 하는 일보다 해 보고 싶은 일들이 일상을 채울 때, 호기심이 동기로 작용하고, 변화는 쫒아가고 적응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마주하고 싶은 대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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