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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한 온도
Dec 11. 2024
10분 글쓰기 : 각티슈
* 아랫부분에 적힌 글은 10분 글쓰기 동안 써 내려간 글의 전문입니다. 내용은 수정하지 않았고, 맞춤법과 띄어쓰기, 매끄럽지 않은 문장의 결만 읽기 좋게 수정하였습니다.
오늘의 10분 글쓰기의 소재는
'각티슈' 입니다.
출처 : 핀터레스트
10분 글쓰기를 연습하고 있다. 나는 사물이 눈에 보이면 즉각 어떤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일부러 달님에게 눈에 보이는 물건 하나를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달님이 말해준 물건은 각티슈였다. 각티슈라니.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어제는 참 운이 좋았구나 싶었다.
각티슈를 보니 네모난 상자가 떠오른다. 네모난 상자를 생각하니 선물상자가 생각난다. 선물상자를 생각하니 크리스마스가 생각난다.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니 딸이 떠오른다.
딸과 크리스마스에 얽힌 일화라기보다는 크리스마스만 되면 매번 아이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바로 산타클로스 이야기다. 이번에도 12월이 되기 전부터 산타 할아버지 타령을 하며 집에는 트리가 세워졌다.
그리고 딸은 즉각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산타 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적은 내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편지의 내용을 참고해서 매년 선물을 준비한다. 어떻게 보면 편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이 비밀 프로젝트가 아기자기하기도 하다.
아 거짓말이라기보다는 비밀 프로젝트가 더 적합하겠다.
여하튼 작년에 우리 첫째 딸에게 산타 할아버지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뭐 받고 싶냐고 물으니, 슬라임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물었다. 그런데 구름이는 엄마 말 잘 들었어? 산타 할아버지는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한테만 선물 주는데? 했더니 구름이가 답했다.
엄마 5살 때도 엄마 말 잘 안 들었는데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주던걸???
이렇게 답하는 아이를 보며 참 재밌기도 하고 이놈 보통 놈이 아니구나 싶기도 했다.
아이와 특히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다 보면 어릴 적의 순수한 동심 같은 것이 생각난다. 특히 크리스마스에는 뭔가 세상이 알록달록 해지는 기분이다.
나도 어릴 적에 엄마가 선물을 준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번 크리스마스이브 날 밤에 내 머리맡에 양말을 두고 잠에 들었었다.
그러면 다음날 양말 위에 예쁘게 포장된 선물 박스가 놓여있었다. 참 그게 좋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잃었던 동심을 다시 회복시켜 주는 일인 것 같다. 내가 만약 부모가 되지 않았다면 과연 크리스마스에 집안 곳곳 연말 분위기를 생각하며 장식을 했을까?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선물을 준비해서 마음을 전했을까? 그리고 크리스마스카드를 썼을까? 나는 특히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할 때쯤이면 어른이 된 내가 다시 아이가 된 것 마냥 순수하게 돌아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아이를 낳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어른이 되면서 잃었던 동심을 아이로 인해 회복하라고, 내 기억 너머로 사라졌던 추억을 다시금 꺼내와 따뜻해지라고.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 때도 남편과 작당해 몰래 선물을 준비해서 아이가 잠들면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 보기 좋게 놓아둘 것이다.
다음날이 되어 그 선물을 뜯어볼 아이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어찌 보면 가장 아름다운 행복이 아닐까 싶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그 아이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각티슈로 시작해서 또 크리스마스로 끝나는 이 기이한 글쓰기. 오늘도 성공.
사진은 나중에 맞춤법을 수정하고 추후에 담았습니다.
10분 글쓰기 참 재미있습니다. 10분 글쓰기를 할 때 마음이 엄청 초조하고 막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질 끌려 나오는 모양새가 퍽 웃음이 납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도 들고요.
당분간 이렇게 막간 코너로 이 10분 글쓰기를 지속해 볼까 합니다. :)
오늘도 재밌으셨나요? 각티슈로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끝나는 이 마법 같은 글쓰기!
기왕 크리스마스 이야기하는 김에 작은 선물 하나 준비해서 소중한 이에게 마음을 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은은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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