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에 흔하게 있는 근생 건물은 일조사선을 피하기 위해 계단형의 메스를 만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계단형 메스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주변과 어울리게 하면서 보기 좋게, 스케일감 좋게 만들어내는지가 그 건축가의 실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스케치는 경사지에 지어질 근생 건물 정도를 상정하고 그려본 것이다.
저층부에는 큰 출입구와 통창을 두어 개방감을 살리고, 상부에는 창을 줄여 절제되어 보이도록 하고 싶었다. 그리고 상부로 갈수록 조금씩 메스를 뒤로 물리면서 스케일감을 살리고 싶었다.
도심 경사지에 지어지는 디자인된 근생 건물은 대부분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뭔가 다른 요소를 찾는다면 어떤 것이 될 수 있을까.
대중은, 심지어는 건축가들 조차도 뭔가 새로운, 의외의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엔 전형적인 것을 찾게 된다. 뭔가 새로운 것을 먹고 싶으면서도 결국은 집밥이 그리운 것과
비슷한 원리인 것 같다.
그 두가지 욕구 내지는 의도를 잘 조율하는 것 역시 건축가의 능력이다.
'건축가의 습관' 저자
www.openstudioarch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