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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Mar 14. 2023

상가주택 설계의 5가지 포인트는 어떤 것일까?


최근 노후 대책의 한 수단으로 '상가주택'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예전에 소위 '빌라'라고 불리던 다세대, 다가구 주택인데요. 1층 또는 2층까지는 근린생활시설로 그 위의 층들은 임대로 주면서 임대료를 받고, 최상층은 주인세대로 건물주인이 사는 형태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서울시내 아파트 가격 정도로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은행 대출, 각 세대 보증금 등을 더해서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최근 은행 대출 이자 급등으로 여러가지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분야인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 작은 상가주택을 하나 계획 중인데요. 예전의 여러 상가주택을 설계하면서 어느 정도 머리에 들어와있긴 했습니다만, 다시 한번 중요한 포인트들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가주택 설계와 계획에 있어서 중요한 점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주차장과 코어 배치




상가주택 주차장의 전형적인 모습. 출처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0470953&memberNo=35210974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것들을 다 합친 정도로 중요하다고 해도 크게 과언은 아닙니다. 코어의 위치가 결정되면 그것이 상부층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죠. 주차장의 구성 역시 코어의 위치와 연동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러한 상가주택은 일반주거지역에 지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조사선법규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따라서 코어가 일조사선을 받는 북쪽으로 가기는 거의 어렵습니다. 코어라는 것이 계단, 엘리베이터 등의 동선이기 때문에 1층의 모양 그대로 상부층까지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남쪽은 가장 햇빛을 많이 받는 쪽이기 때문에 보통 주거세대를 위해 할당하게 됩니다. 남향 주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나라에선 아직 '남향'이 대세죠. 남향 - 동향 - 북향 - 서향의 순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코어는 보통 일조사선을 피하는 서향 정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설계를 진행할 때 가능한 모든 향에 코어를 배치해보면서 가능성 있는 모든 안을 체크해보려고 합니다.  


상가 주택 주차 대수에 대한 설명은 여러 차례 드렸기 때문에 다시 드리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 장애인 엘리베이터가 바닥 면적은 물론이고 건축면적에서도 제외되어 이것을 꼭 챙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주로 거래하는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를 기준으로 장애인 엘리베이터 내경의 최소사이즈는 2200 mm x 1700 mm 입니다.  골조 두께가 보통 200mm 이기 때문에 골조 중심선 기준으로 2400 x 1900mm  이 되겠네요. 장애인 엘리베이터라는 것이 건물에 그냥 놓으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필지 바깥에서부터 엘리베이터 출입문까지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이 원활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동선의 너비(1200mm), 기울기 (약 1/18), 도로 경계석 등을 다 따지기 때문에 이것들을 신경써야 합니다.


https://blog.naver.com/ratm820309/222311519355 


피난을 위한 통로에 관한 법규도 있으니 이것도 놓치면 안됩니다. 출입구에서부터 필지 바깥까지 어떤 장애물 없이 일정 폭 이상의 통로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법인데요. 다가구주택 - 단독주택은 0.9미터, 다세대 주택(기타에 해당)은 1.5미터를 확보해야 합니다.  빠듯하게 주차를 넣다보면 이것도 놓치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2. 기준층의 평면 - 각 세대의 방과 화장실 구성




다가구 주택의 내부   출처 - http://masterbuilder.kr/portfolio/%EB%8F%99%ED%99%94%ED%99%80%EB%94%A9%EC%8A%A4-%EC%97%B0%EC%88%98%EC%9B%90/



상가주택은 흔히 4층 또는 5층으로 구성됩니다. 다가구 주택일 경우 주택으로 쓸 수 있는 층이 3개이기 때문에 4층, 다세대 주택은 4개층을 주택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5층으로 진행합니다. 여기에 다락이 추가되는 정도입니다.

이후 다른 챕터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일조사선 규정은 9미터에서 크게 꺾이도록 되어있습니다. 즉, 9미터 아래에서는 건축면적을 모두 활용한 계획이 가능합니다만, 9미터 위로 올라가면 일조사선의 영향을 받아 가능한  면적이 크게 줄어들게 되죠. 9미터라고 하면 일반적인 3미터 내외의 층고에서 3개층이 가능합니다. 1층에는 근생과 주차장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2~3층의 바닥면적이 보통 가장 넓다고 보아야 합니다. 

다른 층의 평면도 중요하지만, 이 2~3층 평면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기서 가장 효율적인 평면을 확보해야 합니다. 4층은 보통 주인세대이기 때문에 약간의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2~3층은 보통 임대로 나가기 때문에 타이트하게 면적을 활용해서 좋은 평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이트한 평면이라고 하면, 방 크기를 조금씩 줄여서라도 많은 방을 넣는 것을 말합니다. 임대 시장에서는 '방 두 개, 화장실 두 개' 하는 식으로 방의 개수로 거주 조건을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방을 넣으려고 하는 건데요. 여기에 드레스룸, 보관용 팬트리, 외부 베란다 등이 생기면 상대적으로 임대 시 유리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방을 되도록 많이 넣으려는 건데요. 방의 크기는 보통 3 x 3 미터 정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여기서 200~300mm 정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방의 크기를 정하곤 합니다. 


다가구, 다세대 주택에서는 흔히 '발코니 확장'이라고 불리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데요. 발코니로 쓰일 공간을 실내로 바꾸었다고 하여 바닥면적에서 제외해주는 예외조항입니다. 예전에는 진짜 발코니를 실내공간으로 바꾸려고 적용했던 것이, 이제는 공간 활용의 필수 항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발코니 확장 법규는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아래 글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ratm820309/222347627858



아무튼, 이 발코니 확장면적을 최대한 활용하여 용적률을 최대한 채우도록 하는 것이 또 다른 상가주택 설계의 포인트입니다. 


화장실도 되도록 욕조 또는 샤워 부스 정도를 갖춘 화장실을 만드려고 합니다. 세대당 화장실이 1개라고 하면 모든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공용화장실 개념으로 출입구 부근에 만드려고 하지만, 두 번째 화장실을 만든다면 안방의 부속으로 세면대와 변기만 놓는 작은 사이즈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단면의 구성 - 일조사선 제한의 9미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앞서 말씀드린 일조사선 제한 법규는 상가주택의 많은 부분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법규입니다. 그 중에서도 9미터에서 꺾이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이 9미터 덕분에 각 층의 층고가 많은 제한을 받습니다. 올해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이 높이제한이 10미터로 완화될 예정입니다. 현재 상가주택 등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이 점을 생각하시고 허가접수 일정 등을 정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https://blog.naver.com/ratm820309/222286403135



법규는 9미터이지만 건축사 입장에서는 완전히 이 9미터에 딱 붙이도록 설계하는 것은 부담이 있습니다. 단 100mm 라도 여유를 두려고 하는데요. 그리고 1층의 바닥레벨도 지면으로부터 100mm 정도 들어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비가 올 때 물이 들어오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아래 위로 200mm 가 깎여나가서 8.8m 가 남습니다. 이것을 3개 층에 분배하는 것입니다.


1층 근생의 층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은 1층을 높이려고 하십니다. 만약 3.3m 정도를 1층으로 돌린다고 하면 2,3층은 5.5/2 = 2.75미터가 됩니다. 바닥 마감 150mm , 골조 슬라브 두께 210mm, 에어컨 설치를 위한 천장 속 공간 190mm 정도를 합치면 550mm, 0.55미터가 되는데요. 2.75미터에서 0.55미터를 빼면 실내 높이는 2.2미터가 남습니다.

사실 법에서 규정하는 실내 최소 높이는 2.1미터입니다. 이것을 감안하더라도 2.2미터는 너무 낮습니다. 사람이 들어가면 마치 짓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커버하고자 별도의 마감 없이 노출콘크리트 골조로 끝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면 마감을 위한 공간 0.19미터 정도를 더 확보할 수 있죠. 하지만 이럴 경우 조명이나 천장형 에어컨을 달기도 힘들고, 여러가지가 불편해질 우려가 있죠. 노출콘크리트는 호불호가 있지만, 마치 공사가 덜 끝난 것처럼 보여 싫어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1층의 층고를 3미터 정도로 준다면, 2,3층에 2.9미터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러면 실내 공간이 2.35미터 정도 되어 일반적인 아파트와 대략 비슷해집니다. 1층 근생 천장은 별도 마감 없이 노출 콘크리트나 콘크리트 위에 도장 정도로 마감하는 경우도 꽤나 많기 때문에  2.6미터 천장고 정도는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조 사선의 제한 안에서 각 층의 높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분배하여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효율적인 다락 공간의 활용


다락공간의 모습. 출처 - https://www.homify.co.kr/photo/3110111/2



다락은 층에도, 면적에도 포함되지 않는 보너스 공간 같은 곳입니다. 원래 법의 의도는 주거 목적이 아닌 창고 같은 보관용 공간이기 때문에 난방도 허용되지 않고, 화장실을 위한 칸막이나 문 등의 설치도 제한됩니다. 어떤 지자체에서는 다락에서 나가는 베란다까지 규제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주인세대가 위치하는 최상층에서 +a의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상가주택을 계획하는 입장에서 놓치기 힘든 공간이죠.  다락의 개념과 관련 법규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ratm820309/222607295571



다락은 경사지붕으로 할 경우 평균 높이 1.8m 까지 확보되기 때문에 이 높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균이 1.8m 이기 때문에 높은 곳은 2미터 넘게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작업실이나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손색이 없죠. 많은 건축주분이 주인세대에서 모자란 방이나 거실 공간을 다락에서 벌충하는 개념으로 생각하시곤 합니다. 하부의 거실 등과 계단이나 사다리로 잘 연결하면 굉장히 넓어보이면서도 재미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락을 놓게 되면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하부층의 계단, 혹은 사다리입니다. 보통 건축주분들은 사다리가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계단을 넣기를 원하시는데요. 다락은 공식적인 층이 아니기 때문에 계단 관련 법규는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폭과 너비가 어느정도는 나와야 하는데요. 폭 0.6미터, 단 높이 0.2미터 정도는 나와야 된다고 봅니다. 이 계단의 크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하부층의 계획이 상당히 어려워지곤 합니다. 이 계단을 어디에 위치시키느냐가 또 굉장히 중요합니다. 만약 거실에 계단을 놓는 경우 거기선 발코니 확장 면적을 뺄 수 없기 때문에 꽤나 신중해야 합니다. 




5. 1층 근린생활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

                    


한 상가주택의 1층 내부공간. 천장을 노출해서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출처 - https://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7/2019080700405.html



이렇게, 2~3층의 기준층과 4~5층의 상부층을 채우고 나면 남는 용적률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남은 면적을 1층 근생으로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근생 부분은 아무래도 최대한 도로변에 위치하는 게 좋습니다. 접근이 쉬운 쪽이 임대가 잘 되테니까요. 어떤 건축주분은 이 근생의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하십니다. 더불어, 1층의 층고를 최대한으로 하려고 하시죠. 하지만 대부분의 건축주분들은 임대세대가 더 우선이기 때문에 그 쪽의 면적을 더 확보하려고 하십니다.


필지에 따라 평평하지 않고 단차가 진 곳도 있기 때문에, 각 임대공간마다 도로가 최대한 접하도록 하고 몇 개의 공간으로 쪼개어 임대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리고 상부 주거공간의 계획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해서, 근생의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상가주택 설계에서 중요한 다섯가지 포인트를 짚어보았습니다. 그 밖에도 외부 베란다의 활용, 발코니 확장 면적의 활용 등 생각나는 것이 많습니다만 일단 이렇게 다섯가지로 압축해보았습니다.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설계란 것이 참 어렵습니다. 할 때마다 다른 변수가 생기고 다른 이슈가 등장하곤 합니다. 특히 상가주택은 상당히 정형화된 패턴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변수가 생기곤 하는데요. 하지만 그 와중에서 새로운 해법들을 찾아가는 것이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위에 설명드린 내용에 대해서 궁금하신 점이 상담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아래 연락처로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 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 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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