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재개발지구에 LH 주택공사의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조망권에 관한 논의가 동네에서 오고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앞에 생기면 산도 안보이고 그림자도 많이 지게 되어서 걱정이라는 어른들의 말이었죠. 낮은 건물의 동네였다가 15-20층 높이의 아파트가 세워졌습니다. 동네 산위에 올라가서 도시 풍경을 보면 고층건물끼리 모여 있는 곳들도 있지만 뜬금없이 고층 단독 건물이 올라가 있는 경우도 보입니다. 지방도시의 경우 높이 규제라도 풀어주지 않으면 개발하려 하지 않는다고 해서 조정한 사례 하나하나가 쌓이다 보니, 전체 도시에서 볼 때 참 난감한 모습을 하기도 합니다. 합리적인 높이 규제는 비단 랜드스케이프 측면 뿐만 아닌, 개발의 목적과 태도를 규제하기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돈벌이로 마음먹고 개발의 첫삽을 뜬 사람들은 맥락은 고려하지 않고 결국은 비어있는 건물만 남아 도시의 골칫덩어리가 되기도 합니다.
+ 건축설계에서 도시설계로 넘어오면서, 자꾸 착각하게 되는 점은 도시계획은 반드시 실행된다는 말이 아님을 인지하기였습니다. 한걸음 떨어져서 지켜보는 교수님 같은 기분이랄까요, 건축설계는 함께 프로젝트 팀플하는 기분이라면요.
2023. 11월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