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뭘 쓴 건지
글쓰기가 어렵다.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건 더욱.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으며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이유들을 생각해 봤다. 자의식 과잉과 솔직하지 못함으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장황하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애매모호하고, 모르는 것을 감추고, 조금 아는 것을 부풀려 쓴 글이다. 요즘은 글 쓸 때 부끄러움을 불러일으키는 그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솔직, 담백, 간결한 글을 쓰고 싶다. 글은 무엇보다 솔직해야 하지만 잘못하면 너무 내 생각과 감정에 치우치게 될 수 있으므로 담백해야 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내용이 쉽게 읽혀야 한다.
내 글들을 바탕으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앞으로 계속 추가해 나갈 생각이다.
솔직한 글을 위한 체크리스트
글 속에 숨기고 있는 사실은 없는가?
진짜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으로 쓰지 않았는가?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남을 비판하고 있지 않는가?
불평과 투덜거림으로 나는 더 나은 사람이라는 걸 말하고 싶어 하지는 않았는가?
모호한 설명으로 두루뭉술하게 모르는 것을 감추지는 않았는가?
담백한 글을 위한 체크리스트
심각해지고 있지는 않는가?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반복되지는 않는가?
가르치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는 않았나?
내 감정에만 빠져 있지는 않나?
글 속의 ‘사람’이 구체적인 인물인가?
주장하는 바를 강요하고 있지 않나?
간결한 글을 위한 체크리스트
문장이 너무 길지 않은가?
같은 내용의 문장이 반복되지는 않았나?
‘~인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로 끝나는 문장이 있지 않는가? 되도록 ~이다로 끝맺기.
접속사가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가?
생략이 과도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모호해지지는 않았나?
글들이 두서없는 일기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무엇보다 다른 이의 칭찬이나 평가를 위함이 아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