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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 Aug 06. 2022

설거지를 하면 좋은 점

* 이 글에 앞서 우선 전 저희 집에서 매일 설거지를 하는 건 아님을 밝힙니다 *




집에 있다보면 가끔 설거지를 하게 될 때가 있다.

인천에서 강남까지 출퇴근을 하고 오면 힘들지만

요즘 늘어나고 있는 재택근무 데이나 토요일 같은 경우엔 누나와 번갈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렇듯 설거지를 매일 하는 건 아니기에 유세를 떠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귀찮아 보이던 설거지를 할 때 나도 모르게 내 삶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조그마한 실수로 엄마가 아끼는 그릇을 깨뜨릴 수 있기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물을 틀어 접시들을 적셔주고 세제를 바른 후 다시 한 번 물로 개어내는 일련의 과정이 어느정도 손에 익숙해지면 유사한 노동의 반복이기에, 그 때부터 내 머릿 속은 그릇 자체보다는 내 삶을 돌아보는 생각들로 꽉꽉 채워진다.


의외로 설거지를 하다보면 혼란했던 하루가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 정리가 되기도 하고

떠오르지 않던 새로운 생각들이 마구마구 떠올라, 지금 당장 고무장갑을 벗고 구글 닥스에 노트해 놔야 할 것 같은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론 온전한 J이기에 올해, 1년 후, 3년 후, 10년 후의 내 모습을 그리게 되기도 한다.


어찌됐든 설거지라는 반복 노동을 하며 마주치게 되는 이러한 생각들을 하다보면

그 사이 설거지는 귀찮은 존재가 아닌, 마치 접시를 깨끗이 닦으면 닦을수록 나의 두뇌도 활성화 되어 더욱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정리되고 그만큼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20분도 안되는 시간동안 설거지를 하다보면

설거지 자체를 끝냈다는 보람도 있지만 혼란했던 하루와 내 삶을 차분히 가라 앉혀주기도 한다.


혹시 생각이 정리가 안된다면,

설거지를 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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