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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이라고 불립니다 Jun 24. 2022

독일에서, 만두의 인기란...

Korean Dumplings

2012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독일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 점심특선 메뉴로 찐만두를 한 적이 있었다. 한입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10개가 7유로 90센트. 한화로 10000원 정도의 가격이었는데,

너무 비싼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도  잘 팔려서 혼자 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요리를 잘할 때도 아니었는데, 잘 팔린다는 게 신기했고 그 당시 내가 했었던 점심특선 메뉴의 한식들이 잘 팔려서 지금 나는 한식 부심이 더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또 공식적으로 '만두'를 했다.

이번에는 1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거라, 양이 더 많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또 만두를 하고 싶었다. 다들 잘 먹을 것을 알기에 말이다.

일단, 2킬로 정도만 반죽을 해본다.

해놓으면 해 놓은 대로 다 먹겠지만...

시작은, 조그맣게... 예쁘게 찍어보고

그냥 하나씩 밀어 보기도 하고


부추는 독일 슈퍼에는 없는 관계로, 독일식 대파(Porree)를 잘게 썰어서 넣는다.

인터넷의 포레 설명

독일식 맑은 수프의 주재료인 Brühe로 국물도 내본다. 한국식 이름은 스톡이다. 국물이 그냥 맛있어진다. ㅎ

치킨스톡, 야채 스톡, 소고기 스톡 등이 있는데

가장 맛이 잘 나는 건 치킨스톡이다.

치킨스톡

그리고, 간장과 마늘가루로 추가 조미를

튀김만두도 해보고...

튀김만두를 손만두로 하다니...

모양을 보면 알겠지만, 하다 보니 주문량이 많아 또 정신없이 바빠진 거다. 대충 접어서 튀김...ㅡ ㅡ;;;

찐만두도 잘 나갔지만 튀김만두는 더 인기가 않았다.

뭐든지 튀긴 건 더 맛있는 법이지 ㅎ

찐만두

오늘도 완판이다!!!


경영학과에 다니는 아들이, 수학이 어려워서 너무 스트레스받는다고 그만두고 싶어 한다.

독일 대학교는 졸업이 아주 어려워서, 사실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공부를 지속할 수가 없다.

나는 행복한 일을 해야 한다는 주의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거는 반대다.

그래서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을 물으니,  요리란다.

정녕 내 아들인가 보다...

생각해보니, 아들은 시간 날 때마다 늘 고든 램지라든지, 유명한 셰프의 영상이나 세계 각국의 요리 영상을 봤다.

내가 뭐를 했을 때, 엄마 ㅇㅇ 들어갔어요? 하고 맞추기도 하고, 집에 들어서면서 냄새로 저녁 메뉴를 금방 맞춘다.

김치찌개니 된장찌개 같은 냄새가 많이 나는 메뉴가 아닌데도 말이다.

사실, 음식에 진심이고 소질도 있긴 하다.

아들이랑 한국 레스토랑을 같이 한다면...

완전 신나겠다~~~

얼마 전, 아들이 친구들이랑 바비큐 파티를 할 때, 한국 치킨을 먹어본 한 친구에게 우리가 한 치킨을 맛 보여주겠다고 하자고 해서, 간장치킨, 양념치킨, 카레치킨을 해갔는데

한국 치킨을 사 먹어봤던 친구도, 자기가 사 먹은 거랑  비교해도 너무 맛있다고 아들이 만들어서 팔면 당장 사 먹겠다고 했단다. 다른 친구들도 다 나도 나도! 그랬다고 신나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아들은 더 한국 레스토랑을 하고 싶어졌다.

몇 년 전, 여기에 사는 지인이 내가 맡아서 한다면 투자를 하겠다고 해보라고 권유를 하셨었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  한국 레스토랑이 없다 보니 늘 하나 했으면 하시는 분이었는데, 정작 본인은 늘 바쁘고 해외도 자주 나가시는 분이라 욕심은 있는데 시작할 엄두는 못 내셨더랬다. 나는 혼자 운영하는 것도, 남의 돈으로 시작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고사했더랬다.

런데 아들이 같이 한다고도 하고, 나도 한국 음식을 좀 더 먹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요즘에 그런 제의를 받았다면, 당장 했을 거 같다.

아담하고, 주차장 공간도 꽤 많은 좋은 자리라 눈에 들어온 건물...

언젠가 아들이랑 이런 곳에서 예쁘게, 진심으로, 맛있게 한국 레스토랑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 상상을 하며 꿈을 꾸니, 

생각만으로도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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