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브런치 글이 2024년 4월 8일이었네.
6개월간 많은 일이 있었다.
서울 마곡에서 조그만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던 나는
여의도역 1분 거리의 고층 빌딩에서 법무법인을 오픈했다.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신혼집을 얻었다.
친구 하나를 떠나보냈다.
언젠가는 다시 브런치를 찾아야지, 라는 마음은 한 마리 올챙이처럼
내 마음을 괴롭히며 슬금슬금 자라고 있었다.
올챙이가 점점 자라 뒷다리가 생기고 못생긴 개구리가 되어 가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지만
수북 쌓인 먼지들을 카펫 아래에 밀어 넣듯이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하고 있었다.
친구의 죽음은 먹고 살기 바빠 밀어 놓기만 했던 무언가를 맹렬하게 되살렸다.
창작욕이라고 할까, 누군가에게 무작정 무언가를 털어놓고 싶다는 욕구랄까.
생각보다 아주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삶의 동력을 잃어버린듯 한 무기력감은
오히려 나를 무섭게 조여온다.
천천히.
마침 한국에서 노벨상도 나왔겠다.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다시 펜을 잡는 작가에게 이렇게나 적절한 동기가 또 있을까?
요새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만 할 뿐이지, 도무지 쓰는 시도를 할 수도 없었다.
시간이 없었다, 라는 것은 거짓말이다.
시간은 있었다.
하루에도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진행 중인 사건들, 새로 들어오는 상담들, 법무법인의 행정적인 일들...
외부에서의 자극이 너무 많이 들이친다.
그 자극들이 내 안에서 물러지고 소화되는 시간이 부족하다.
야식을 잔뜩 먹고 잠을 청해도, 아침에 일어날 때 배가 더부룩한 것처럼
정신적으로 자극을 소화하기 벅찬 날들이 계속됐다.
다행히 법무법인 설립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조금 더 나를 살피면서 조심조심 한 걸음 나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