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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비나 Sep 20. 2024

산만한 아이도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주의 집중력이 약한 아이를 위한 Tip

"선생님, 우리 아이는 책 펴놓고 휴대폰 보고, 또 공부한다고 해놓고 스카(스터디 카페) 가면 정작 공부는 안 하고 친구들하고 놀다가 와요."


"어머님, 재희가 수업 시간에 자주 멍~ 하기도 하고, 제가 5분 전에 말한 개념도 바로 대답하지 못하더라고요. 집중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집중력이 좋은 아이, 공부를 못 하는 아이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주의 집중력이 낮은 아이들은 모두 공부를 못해야 하는데, ADHD 아이 중에서도 학습을 해내는 아이들이 분명히 있다.


엉덩이는 들썩들썩, 손가락은 꼼지락꼼지락, 입으로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세모. ADHD 아이가 약효가 없는 저녁 시간에 학습하는 모습이다. "그럼 아이가 공부가 돼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그들이 산만하다 해도 분명 학습을 잘 해낼 수 있다고.


주의 집중력이 낮은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어떨까?

중학교 3학년 학생인 재희는 수업 시간에 종종 공상에 빠지곤 한다. 영어 지문을 해석할 때, 교실 밖에서 들리는 축구 경기 소음에 한번 창문을 쓱. 옆 친구와 눈이 마주쳐 또 한 번 장난스러운 표정을 던져본다. 재희는 늘 수업 시간에 이름을 부르게 되어 가장 먼저 이름을 외울 수밖에 없는 그런 학생이었다.


민수는 선생님께서 지시 사항을 알려줄 때마다 옆 친구에게 물어야 과제를 해낼 수 있다. 선생님이 과제 수행에 필요한 내용과 지시 사항들을 설명하는 동안 민수는 공책에 낙서를 하거나 오늘은 학교 끝나고 무엇을 할까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에 유유히 마음을 맡긴다. 수업에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도 머릿속은 다른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민수와 같은 짝이 된 친구는 본격적으로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해야 할 때 민수의 잦은 질문으로 집중이 또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힘든 부분은 바로, 산만한 아이와의 집 공부다.

일단, 하나의 과업에서 다른 과업으로 빠르게 주의를 옮길 수 있는 능력인 "전환 주의력"이 약한 아이들은 시작부터 고난이다.

"세모야, 수학 학습지 풀어~"

"5분만!"

겨우 시작한 학습지. 풀다가 갑자기 엄마를 부른다.

"엄마!"

"왜!!"

"나 목말라!"

그다음으로는 "쉬 마려." "배고파"가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고, 주어진 과업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인 "지속 주의력"이 낮기 때문이다.



이런 산만한 아이의 공부를 위해서는 수업이나 집 공부 환경만 바꿔줘도 주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환경을 시작하기 쉽도록 만든다. 산만한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학습할 때는 최대한 산만한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은 눈에 보이지 않게, 공부할 책상엔 연필과 공부할 책만 둔다.


둘째, 아이에게 과제 수행 순서를 알려줄 때에는 한 번에 하나로 말하지 않고, 하나씩 나누어 단계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예를 들어, "수학 학습지 풀어" 대신 "지금 수학 학습지 10쪽 첫 문제부터 풀어보자"라고 해야 한다. 한 번에 하나의 지시만 넣어 도와주어야 한다. 특히 민수같이 지시사항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친구에게는 과제 수행 절차를 작게 쪼개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칠판에 붙여두거나 유인물로 나눠주는 것이 좋다.


셋째, 타이머를 적극 활용한다. 타이머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은 시간제한을 두고 멈추도록 돕고, 하기 싫은 일은 일정 시간까지 견디게 해 준다. 이를 이용한 공부법이 바로 <뽀모도로 학습법>이다. 이 학습법은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해서 작업을 한 후 짧은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반복하며, 긴 시간 집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뽀모도로 학습법이란?
25분 동안 집중하여 공부하기 (1 뽀모도로) : 타이머를 25분으로 설정하고, 그 시간 동안 온전히 공부나 작업에 집중한다. 25분 동안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정해진 과제에만 몰입한다. 5분간 짧은 휴식    25분이 끝나면 타이머가 울리며, 5분 동안 휴식을 취한다.

이는 자주 산만해지는 아이들에게 25분 간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돕고, 25분이 지나고 맞이하는 5분 휴식은 보상이 된다. 이렇게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더욱 집중력을 향상해 주는 것이다. 25분 동안은 '물 마시기' '화장실 가기' '간식 먹기' 등의 산만한 상황들을 피하고 집중을 유지해 보도록 할 수 있다.


아직도 당신의 아이는 그저 산만하고 공부 머리가 없는 아이일 뿐이라고 생각하나요? 아이의 성향은 변하지 않지만, 아이에게 맞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주의 집중력이 약한 아이들도 학습을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 역시 아이의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도 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부모. 그 환경이 주어져야 비로소 아이는 방법을 찾아갑니다.




*이 매거진의 이야기는 제 두 번째 책의 일부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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