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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Oct 29. 2022

성공보다 어려운, 지성인으로 나이들기

'교양 있는 인생'을 만드는 독서 습관

자신의 분야에서 보편적인 지식을 갖춘 똑똑한 사람은 많지만, 줏대를 가지고 세상을 종합적으로 해석해 낼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은 소수다. 그래서 알쓸신잡의 출연자들 간 대화에 사람들이 주목하고, 그들의 세계관에 감탄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어른들의 눈에 띄는 공통점은 박학다식하다는 것이다. 역사, 인문/사회, 종교, 철학, 도시, 과학/공학 등 주제를 넘나들며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해박하다. 물론 그 지성의 뿌리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다. 말 그대로 T자형 인간이다.

T자형 인간:
- 자기 분야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에도 두루 일가견이 있는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사람
- 종적으로 한 분야의 전문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specialist) 횡적으로 여러 분야의 기본 지식을 많이 안다(generalist)는 의미


게다가 잘 모르는 분야는 물론이고 이미 전문가의 경지에 오른 분야에서도 새롭게 공부하고 학습하는 삶의 태도가 깊숙이 배어있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 그리고 배움 자체를 즐기는 삶은 시간이 지날수록 교양과 품위가 있다. 다른 처지의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도 뛰어나다.


몇 주전 공부하러 도서관에 갔다가, 영유아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책읽기를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벽보를 봤다. 글은 청소년기까지 설명하고 있었고, 이후 성인이 가져야 하는 독서 습관에 대해서는 나와있지 않았다.


학생에게는 책을 꼭 읽혀야 하지만, 성인이 된 시점부터는 하고 싶은 사람만 독서해도 괜찮다는 인식 때문인지 대한민국의 성인 중 일 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출처: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조사에 응답한 성인들은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를 꼽았으며, ‘다른 매체·콘텐츠 이용’(26.2%)이라고도 응답했다. 물론 오직 독서를 통해서만이 지식과 상식을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예를 들어 나도 건축가 유현준(셜록현준) 님의 유튜브에서 건축 분야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깊은 통찰력에 감탄하곤 한다.


그러나 분명 다른 매체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사람은 일상적으로 독서도 할 것이다. 나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 분야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교양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실감한다. 밥을 먹듯 다독하는 아빠와, 정말 재미있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하는 엄마를 둔 덕분에 나도 꽤 학구열을 타고난 것 같다. 올해 상반기에는 독서 모임에 들어가서 한 달에 최소 3권 이상 책을 읽고 독후감을 기록했다. 자유롭게 각자 책을 선택해서 읽는 모임이라서, 민망하게도 나의 독서 편식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22년 상반기 나의 독서 기록


경제/경영 도서를 가장 편애하고, 자기계발서도 꽤 좋아한다(그러나 에세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영역 중에서도 이미 읽어야 하는 책이 너무 많다는 핑계로 역사, 인문, 예술, 과학 분야는 거의 읽지 않은 것 같다. 2022년 남아있는 두 달, 그리고 내년에는 나의 세계를 더 확장시킬 수 있는 책들을 일부러라도 골라 읽겠다고 다짐해 본다.





나이는 들었어도 그만큼 성숙하지 못한다면 너무 아쉬운 생일 것 같다. 나의 40대와 그 이후의 삶이 더 기대될 수 있게끔 스스로 멋진 인생을 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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