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주의와 스펙타클 발제
상황주의
<국제 상황주의자> 단체는 8개국의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국제단체다. 기 드보르는 <국 제 상황주의자> 단체의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1960년에서 해체되는 1972년까지 그 단 체의 실질적인 지도자였다.
부정적인 평가
● 무책임적인 무정부주의자
● 르페브르의 아류에 불과할 뿐 별다른 독창성이 없다. (일상생활비판론) 긍정적인 평가
● 일상생활연구나 실험들을 높이 평가
● 스펙타클사회로서 자본주의 사회분석
● 혁명이론에 관심을 두며 68혁명과 관련성을 강조한다.
드보르의 예술 실험은 현대 스펙타클 사회에서 삶을 변화시키려는 욕망을 포기해버린 즉 소외된 인간에 대응이다. 삶을 변화시키려는 욕망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변혁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드보르는 욕망의 회복을 위한 예술적 실험 들을 사회 혁명과 결합시키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런 노력은 68혁명에서 최고조에 이른 다.
기드보르는 젊은 나이의 프랑스로 넘어와 프랑스 자본주의 사회에 저항하는 비판적 지식 인들이 모여있는 중심지로 들어가 다양한 이념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했다. 기 드보르는 이 곳의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수용했고 “물질적인 안람함 대신 인간의 자유나 사랑을 실현”하는 인간적인 사회를 바랬으며 이런 사회는 사회에 참여하는 정신이 만들어졌을 때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 많은 지식인들 중 사르트르와 이수에게 관심을 가졌다. 사 르트르에게서는 ‘상황’이나 ‘욕망의 결핍’과 자유의 개념들을 가져왔고, 이수에게서는 상 황을 만들기 위해 예술적 실험들을 받아들인다.
1952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는 ‘정치상황을 벗어나 자유로운 인간성을 확립하는 실험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이수를 추켜세웠다. 이수는 영화나 소설에서 단어와 비쥬 얼을 결합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드보르는 이수의 레트리스트 운동에 합류한다.
하이퍼그래프, 폴리로그(1964) Isidore Isou
그러나 기 드보르는 레트리스트들과 완전히 동화될 수 없었다. 이수는 점차 실험정신을 망각하고 심미적이고 종교적인 문제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기드보르는 이수에 반대하는 급진적인 레트리스트들과 함께 <국제 레트리스트 Lettriste Internationale (L.I.)>를 창 단한다.
L.I.는 저널 포틀래취에서 자신들의 행동목표를 새로운 문명을 만드는 혁명으로 규정짓 는다. 여기서 그들의 혁명이란 정치체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과 삶의 태도 를 수동적인 것에서 참여적인 형태로 바꾸는 예술적인 혁명이다. “기존의 미학을 무너뜨 리고 그 너머 행동 양식을 모두 무너뜨리고자 한다”
1956년 사회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저항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혁명의 분위기 가 무르익고 있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혁명의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지배계급이 구경 꺼리로 전락해버린 왜곡된 문화나 일상생활을 이용해 사람들의 정신을 아둔하고 굴종으 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기 드보르는 새로운 혁명이론에는 정치체제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안 되며 문화나 감성의 변화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했다. 그가 생각하는 문화의 변화는 일상생활에서 창의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서 압제와 고통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에게 혁명은 “창조
적인 욕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포함된 것이다.
1956년 상업주의에 반대해 순수예술을 지향하던 벨기에인 요른이 I.L. 앞으로 편지를 보내왔다. 자신이 만든 국제 이미지니스트 바우하우스 운동이 I.L.와 같은 인식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요른은 8개 나라 아방가르 대표자들이 이태리 알바에 모여 제 1차 자유 예술가 회의를 개최하고 공동의 연합기관을 만들기로 했는데 여기에 I.L.도 참석해줄 것 을 요청했고 I.L.은 프랑스 대표로 월망을 파견한다.
제 1차 자유 예술가 회의를 마친 I.L.와 드보르는 단합된 노력을 강조했다. “조직화된 집단의 노력으로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새로운 행동양식의 방법들을 개발하자” 드보르는 자신이 구상하는 가장 주된 계획은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상황은 물질적인 생 활여건과 행동양식과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 행동양식은 물질적인 환경에서 나오지 만, 그 환경을 바꿔버릴 수도 있는 힘도 내제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의 혁명은 반드시 물질적 환경을 바꾸는 사회혁명과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드보르는 다 른 혁명세력들과의 단합을 인식하고 특히 노동자계급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 다. “우리는 노동자나 극단적인 세력들과도 협조하고자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적 삶에 반대한다. 건전하다는 삶의 방식에도 반대한다. 부르주아의 행복이라는 생각을 부숴라, 우리는 우릴 지배하는 문화에 혁명을 원한다.”
1957년 코시오 다로샤 회의에 참여한 여러 인사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그 회의에서 I.L.대표들, 요른의 바우하우스 이미지스트 등 총 8개국에서 대표들이 모였고 이들의 합 의하에 7월 27일 <국제 상황주의자(SI)>가 탄생한다.
드보르는 요른과 협력하면서 레트리스트시절부터 진행해왔던 작업들, 표류나 내용변화 그리고 영화제작에 관심을 기울였다.
SI는 영화를 스펙타클 사회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매체로 봤다. 영화란 우리 사회의 기술 문명의 총아로 이를 지배자들을 위해 소극적인 의식을 조장하고 사람들이 일상생활에 참 여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영화는 스펙타클의 하나로서 사회에서 반동적인 힘이 커지도록 하는데 주요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SI는 영 화를 중요시 했다. 1) 영화는 오늘날 사회에서 논쟁을 이끌어가는 주요 매체 2) 글보다 명확하게 생각을 표현 3) 재정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영화는 현대사회의 스펙타클 구조를 분석하여 보여 줄 수 있다. 다양한 스펙타클은 영화 에 의해 만들어지고 영화는 삶에서 모험의지를 박탈한다. 영화에서는 정치인들의 스펙타 클이 자주 활용된다. 정치인들의 스펙타클은 승자의 스펙타클이다. 이념과 상관없이 승 리한 정치인들을 보여주면서 현질서가 숙명이며 그들의 행위가 이 시대의 규범인 것처럼 보여주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현실을 수용하게 만든다.
스펙타클을 분석하고 비판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통해 스펙타클의 현실을 보여 주어야 한 다. 드보르는 “영화는 사람들을 만족하게 하는 상품을 만든다. 그러나 현실은 불만족스 럽다. 여기에 바로 출발점이 있다. 영화의 기능은 그릇되고 고립된 상태를 보여주고 소 통도 행동도 없는 이 상태를 보여 주어야 한다”라고 영화의 역할을 지적한다.
드보르는 관객이 조용히 수동적으로 있는 것에 반대하였다. 영화에서 일방적인 설명이나 지식전달은 모두 스펙타클적인 방법으로 보였다. 그는 관객들에게 수동적인 소비자로 끝 나지 말고 스스로가 결론을 맺도록 강조하면서 영화에 시작도 끝도 거부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시도한다. “주인공과 관객 사이의 일체적의 감정 고리를 끊고 삶을 혁명적으로 바꿀 능력을 부추겨 사람들로 하여금 행동으로 들어가게 해야 한다는 것”
또 영화는 다른 표현물에 비해 대중 친화적이다. 노동자나 예술가 모두 쉽게 접할 수 있 고 책이나 인쇄물보다 더 강렬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드보르의 영화는 노동 자들이 보기에 여전히 너무 난해하고 애매모호했다.
SI의 내분을 마무리하며 드보르는 주도권을 쥐게 되고, 예술실험을 중단 혁명활동에 전 념한다. 그 당시 드보르는 ‘일상생활비판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르페브르와 같은 신 좌파 성향의 학자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를 파괴된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대기업 육성, 이들의 이윤을 보호해주는 자유주의가 됐으며 기업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비통제를 시작한다. 기업의 소비통제는 매스미디어인 TV, 라디오, 잡지의 광고로 가능했다. 광고는 단순히 소비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인간성의 왜곡, 즉 참여를 거부하고 수동적이며 굴종적으로 살 아가는 인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드보르가 바라보는 현대사회는 스펙 타클 사회이다. 스펙타클은 보여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회적인 제 관계를 만든다. 즉 광고 등에서 왜곡된 삶의 방식들이 제시되면서 형식과 내용에서 기존의 체제를 정당화시키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