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머니가 친구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나를 따돌리지 말고 같이 잘 놀아주라고 했다면, 그래서 아이들이 나와 놀아준 거라면 이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닌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외롭더라도 홀로 놀이터에 남아 있는 편이 낫다. 만약 우리가 '잘못된 삶'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는 힘의 주된 근거가 법률, 도덕, 교양, 인권 감수성에만 있다면, 이는 마치 우리의 삶에 개입하여 친구들을 회유하고 달래주던 어머니에게 기대어 얻은 '거짓된' 우정과 같지 않은가. (김원영,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