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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민 Mar 21. 2021

무엇을 쓸까 가 아닌 어떻게 쓸까

소재가 아닌, 주제에 집중할 때, 좋은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무엇을 쓸까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졌다. 둘은 서로 깊이 사랑했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 그런데 거대한 비극에 휩싸여 그들은 결국 죽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아주 익숙하고 흔한 내용이다. 이 콘텐츠는 무엇일까? 제임스 카멜론 감독의 ‘타이타닉’이다. 그는 평범하고 흔한 이야기를 가장 웅장하고 흥미 있는 이야기로 만드는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속엔 수많은 이야기들, 스토리들,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자고 읽어 나면 새로 나온 영화, 영상, 수많은 글과 이야기들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그런데 어떤 콘텐츠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또 어떤 이야기들은 안개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역시, 바로 이곳에서 글을 읽기도 하고, 또 쓰기도 한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우리의 글을 읽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글을 쓴다고 모두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건 아니다. 무엇이 우리의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글로 만들어 줄까?      



좋은 콘텐츠란

 좋은 콘텐츠의 핵심은 무엇이 아닌, ‘어떻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만들 때, 소재에 집착할 때가 많다. 어떤 소재를 할까, 요즘 사람들은 무슨 일들에 관심이 많을까, 하며 What에 관심을 갖는다.   

   

 예를 들어 나도 블로그(https://blog.naver.com/jerulove2016)를 처음 시작할 때,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키워드를 찾아 헤맸다. 밤을 새워가며 책도 찾아 읽고, 유튜브 공부도 하며 고민 고민했다. 어떤 키워드로 글을 써야 상위에 노출될까, 하며 고심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엔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렇게하면 쓰고싶은 글을 못 쓰게 되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 사람들의 관심에 대한 나의 관심을 줄이려고 애쓰고 있다. 아예 관심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유행을 따르면, 잠시 잠깐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모른다. 잠깐 동안 검색어 상위에 노출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리고 나선 뭐가 남을까? 우리가 콘텐츠를 만드는 까닭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의 콘텐츠는 결국 우리에게 돈을 벌어 주겠지만, 우리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건 단지 돈 때문이 아니다. 그런데 인기나 관심에 눈이 멀어 삐딱 선을 타기 시작하면, 우리는 결국 자멸하게 될 뿐이다.      



 당연히 내 글, 나의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면 좋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나의 메시지다. 도저히 말하지 않곤 참을 수 없는 바로 그 메시지를 전할 때, 사람들도 공감하게 되고, 우리의 속도 시원해진다. 얼마나 간절했으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던 노인의 외침이 사라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전해졌을까, 그만큼 그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지 않곤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우리의 메시지가 진정성 있을수록,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에서 자유롭게 된다. 누가 내 글을 읽든, 내 콘텐츠에 관심을 갖든 말든, 같은 페이스를 유지해서 계속 창작 활동을 하게 된다. 창작을 계속하게 하는 힘을 외부가 아닌, 내 안에서 찾을 때 우리는 창작자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어릴 때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의 강요>를 인상 깊이 읽었다. 창작자의 고뇌를 짧고 간결하게 이야기했던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작자 자신이 그런 강요를 당했고, 고민했기에 그와 같은 글을 쓰지 않았을까, 역설적으로 대중의 평가를 멀리했던 작가는 가장 사랑받는 독일의 대표 작가 중 하나가 되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2901

 

 내 직업도 나름 글도 쓰고, 메시지도 전하는 일이기에 종종 소재에 대한 유혹을 받곤 한다. 사람들의 평가, 관심에 자연스레 마음이 쏠리곤 하다. 이런 얘길 하면 좋아할까, 이런 부분을 만져주면 인기를 얻겠지, 하고 대중들의 욕구를 따르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예수님께서는 항상 인기를 멀리 하셨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당신의 정체를 발설하지 말라, 주의를 주셨다. 그러나 그럴수록 사람들은 예수를 높였고, 인기는 날로 하늘을 치솟았다. 그때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냉수를 부으셨고, 그들을 쫓아내셨다. 주님 말씀을 어렵게 여긴 군중들이 다 주님을 떠나자, 주님께서 제자들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셨다.



“너희도 나를 떠나려느냐?”     



대중의 입맛을 맞추는 건, 그런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생각이다. 왜냐하면 소재나, 대중의 기호를 따른 콘텐츠는 잠시 동안은 인기를 얻을지 모르지만, 롱런 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나만의 콘텐츠로 승부할 때, 우리는 죽이든 밥이든 뭔가를 만들게 된다.  


    

 어떻게 쓸까

 좋은 콘텐츠는 나만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런데 나만의 이야기라 해도, 그걸 그냥 써서는 안 된다. 비유하자면 메시지가 요리를 만드는 재료라면, 글의 전개 방식은 요리를 만드는 ‘레시피’ 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글을 써도 글의 전개 방식이 진부하면 재미없는 글이 되고 만다. 반대로 아무리 평범하고 시시한 주제라 할지라도 글의 진행이 흥미롭고 새로우면 즐겁고 행복한 글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콘텐츠를 만들 때, 더 깊이 How,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내 글을 읽을 독자들을 염두 해 두고 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주제는 나만의 메시지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나만의 메시지를 읽어 줄 독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쓰는 건 지혜로운 콘텐츠 제작이 아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에 대한 글이나 콘텐츠를 만든다고 하면, 누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까, 고민해 봐야 한다. 그냥 내 생각, 내 메시지를 무작정 전하는 건 지혜롭지 못하다. 마치 첫눈에 반한 여인에게 아무 예고도 없이 뚜벅뚜벅 다가가 “사랑합니다, 결혼합시다!” 하고 청혼하는 짓(?)과 같다.      



 그렇다면 독자를 배려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문턱을 낮추는 일이다. 쉽게 읽히는 글이 사실은 제일 어렵게 쓴 글이듯, 글을 쉽게 쓰려 노력해야 한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쓰려면 그만큼 자신의 분야에 깊은 지식과 사고가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먼저, 나만의 메시지를 가지고, 나만의 방법으로 문턱을 낮춰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독서의 중요성

 좋은 콘텐츠를 만들 때, 무엇보다 독서가 중요하다. 독서는 우리의 사고의 폭을 넓히는 가성비 갑, 최고의 활동이다. 평소에 생각지 못한 좋은 insight를 얻는 가장 빠른 길은 독서를 통해서다.      



 가끔 독서하기 좋은 리스트를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좋은 독서 리스트는 없다. 무식한 말 같지만, 무작정 아무 책이나 닥치는 대로 읽는 편이 제일 낫다. 사람마다 기질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기에, 정해놓고 어떤 리스트를 따라 글을 읽어라, 말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능한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애를 쓴다. 특히,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억지로라도 읽으려는 편이다. 기독교 서적도 좀 읽지만, 많이 읽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사고가 고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회과학 분야,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나 고전, 인문학 관련 책들을 많이 읽는다.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의 책들도 꽤 읽는데, 최근에는 경제 관련 책도 꽤 읽었다. 아예 관심도 없고, 어려워서 처음 몇 권은 고생을 했지만 조금씩 익숙해졌다. 같은 분야의 책을 계속 읽다 보면 결국, 조금씩 내용이 겹치게 되고, 대략적인 윤곽을 잡게 된다. 그렇게 한 분야의 책을 집중해서 읽는 방법도 꽤 괜찮은 듯하다.      





 앞으로의 시대는 콘텐츠가 돈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징후가 있고, 점차 디지털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이 디지털 세상으로 이적할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두려워 말고,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세상에 뛰어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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