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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민 Nov 15. 2020

글쓰기 노하우 <초안은 걸레다!>

- 10분 만에 글 잘 쓰는 법

    

    

초안은 걸레다     


 어떤 책에서 이런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초안은 걸레다’, ‘초안은 어찌 되었든 걸레다!’ 꽤 불편하고 껄끄러운 말이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맞는 말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글을 쓰다 보면 정말 ‘이건 아닌데,’ 하는 초안을 자주 쓰곤 합니다. 팔삭둥이처럼 뭔가 모르게 미숙하고 연약한 초안이 나오기도 하지요. 그런 글이라도 함부로 폐기처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초안은 좀 부실하고 약해도 시간을 들여 다듬고 가꾸면 좋은 글로 부활(?)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일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이 자주 하는 실수는 시작한 글을 끝까지 완성하지 않는 일입니다. 쓰다 보면 내용이 이상하고 산으로 간다고 중도에 포기해 버리지요. 그렇게 글을 쓰다 포기하는 일이 잦아지면, 점점 글을 완성하기 어려워지지요. 글 쓰는 자신감도 떨어집니다. 그러므로 일단 어떤 아이디어나 영감이나 소재가 떠올라 글을 쓰기 시작했으면 가능하면 글을 완성하는 편이 좋습니다. 잘 쓰지 못한 글이라도 끝까지 완성해 본 경험이 자꾸 쌓아다 보면 글 쓰는 일 자체가 익숙해지고, 자신감도 붙기 때문이지요.      


 초안은 걸레란 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바로 지금 제가 쓰는 이 글도 그렇지요. 지금은 어색하고 어설프고 부실해 보여도 잘 다듬고 보살피면 좋은 글이 되겠지요. 역작은 못 되더라도, 어느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시작이 반이다     


 글쓰기는 시작이 반입니다. 다른 일도 다 그렇지만, 글쓰기는 특히 글을 쓰기 시작하는 일 자체가 중요합니다. 글을 쓸 때는 항상 쉽게 시작해야 합니다. 첫 문장에 너무 고심하다 보면 아예 글을 못 쓰거나, 잘 써지지 않기도 하지요.

     

 글을 쓰다 보면 묘한 기분을 느낍니다. 쓰기는 내가 쓰는데, 내가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마치 글 자체가 살아나 글쓴이를 이끌어 가는 듯, 신기한 기분에 이끌리곤 합니다. 등장인물들이 말을 걸기도 하고, 상황이나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딱 한 가지, 탄생만은 글을 쓰는 우리가 시작해야 합니다.      

 일단 키보드에 손을 올려 글을 시작하면 그 안에서 아이디어도 생기고, 길도 생기며 글이 자라 가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일단 시작을 하고 끝맺음을 지켜보는 일이지요. 시작하고 끝맺고, 시작하고 끝맺는 일이 자꾸 반복되면 훈련이 됩니다. 자꾸 연습이 되면, 조금씩 더 좋은 글, 편한 글, 읽기 쉬운 글을 쓰게 됩니다. 어렵게 생각하기 말고 일단 시작해 봅시다.     


 ............ 시작이 반입니다.           



 문장의 중요성   

  

 글의 기본은 문장입니다. 보통 글을 쓸 때 가볍게 여기는 부분 중 하나는 문장입니다. 전체 주제도 중요하고, 글을 매끄럽게 쓰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바르게 쓰는 일은 글의 기초 중의 기초입니다.      

 글을 좀 읽는다 하는 분들은 남의 글을 볼 때 꼭 문장을 주의해 봅니다. 저도 책을 읽다 혹시 문장에 비문이 등장하거나 오탈자가 나오면 바로 책을 덮습니다. 문장도 제대로 못 고치고, 오탈자까지 있는 글은 보나 마나 뻔해, 하고 읽기를 그치게 되지요. 기대감이 사라졌다고나 할까요? 종이로 출판되는 책의 경우에는 오탈자나 비문이 잘 등장하지 않지만, 전자책에 경우엔 이런 실수가 꽤 등장합니다.(읽다 책을 덮은 경우도 꽤 있지요.)      


 그러므로 글을 잘 쓰는 가장 기본은 문장을 얼마나 잘 다듬었느냐, 입니다. 문장이 바르고 정확한 문장이 글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대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실수로 쓴 오탈자 하나, 비문 하나가 글의 수준을 확 떨어트립니다. 평범한 글도 문장을 잘 다듬으면 좋은 글이 되기도 하고, 좋은 아이디어와 필력이 있어도 다듬지 않은 글은 그저 그런 글이 되기도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거품을 빼!     


 글을 쓸 때 종종 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거품이 낀다는 점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하고 싶은 표현도 생기고, 꼭 집어넣고 싶은 아이디어도 생기지요. 그렇게 넣고 싶은 사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글이 산으로 갑니다. 이리 휘청 저리 휘청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머리만 큰 가분수의 아이가 되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는 참을성도 꽤 필요한 듯합니다. 거품을 빼는 노력이지요. 탈고의 핵심도 이와 같은 사족을 빼내는 일입니다. 며칠 동안 고심하며 쓴 글이라면 더 소중하고 한 글자 한 글자가 아깝지요. 그걸 버리려니 퇴고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살을 좀 빼고, 덜 중요한 부분들을 걷어낼 때, 글은 더 빛을 발하고, 힘을 얻게 됩니다.    

 

 글은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 힘은 가벼움에서 옵니다. 복잡하고 무거운 글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읽을 의욕을 꺾지요. 글은 어찌 되었든 쉽고 가벼워야 합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일 중 하나는 중학교 때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원서를 읽었던 일입니다. 제가 영어를 잘했던 편도 아니었는데, 소설 속 모르는 단어라고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 이름밖에 없었지요. 모든 영단어가 중학교 수준으로 쉽게 쓰인 일이 지금도 뚜렷합니다. 가장 뛰어난 미국의 소설가 중 하나인 그가 쓴 위대한 역작이 가장 쉽게 쓰여진 글이었지요. 저도 제 글이 더 쉽고 가볍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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