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먹고, 마시고, 걷고, 소통하는 것의 연속이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하게 되면 치명적 손상을 입게 된다.
삶의 질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시는가, 어떤 길을 어떻게 걷는가, 누구와 소통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이 글을 올리고 귀가하는데 공사 중인 좁은 인도(人道)를 꼬부랑 할머니 한 분께서 바퀴 달린 보행보조기를 의지해 잠시 서계신 것이 보였다. 그런데 저 앞에서 요구르트 아줌마가 전동식 카트를 타고 오는 것이 아닌가. 할머니께서 잠시 옆으로 비키셨다가 전동카트가 지나간 후 가셔야 할 것 같은 상황으로 보였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보행보조기를 의지해 그대로 걸어가시는 것이 아닌가! 어어, 요그루트 아줌마와의 긴장관계가 예상되는 순간, 요구르트 아줌마가 정지를 하더니 카트 뚜껑을 열어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는데 요구르트였다. 그러더니 빨대를 꽂아 지나쳐가시는 할머니께 드렸다. "할머니, 이것 드시고 가셔요." 내가 어렸을 적 수십 년 전 처음 나왔던 요구르트, 그 옛날 그 모양그대로의 그것이었다. 긴장 관계처럼 보였던 그 상황은 따뜻한 손길에 순식간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각자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따스한 소통을 이룬 것이다. 옆에 지나가던 내 마음마저 행복해졌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고린도전서 1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