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당시 기도하기 위하여 예루살렘 성전에 오른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오늘날로 치면 세금 징수원이었다. 로마제국에 협력하여 유대인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여 로마정부에 할당액을 제한 후 남은 금액을 취하여 자신의 소득을 삼았는데, 부당한 징수행위로 인해 당시 유대인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었고 대표적인 죄인으로 여겨졌다. 또 한 사람은 당시 종교적으로 하나님에 대해 열심인 사람으로 하나님의 율법을 지킨다고 자처하며 구약의 성경 말씀의 규례를 지키는데 앞장섰던 한 무리의 사람인 바리새인 중 한 사람이었는데 이런 자신이 의롭다고 여겨지니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멸시하거나 정죄하였다.
이런 바리새인이 세리를 보면 할 말이 많았으나 세리 입장에서는 그리 떳떳하지 못하였으므로 마음이 어두웠다.
바리새인은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나는 강탈하거나 불의하거나 간음하는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으며, 더욱이 이 세리와도 같지 않습니다.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하며, 모든 소득의 십 분의 일을 드리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18:11-12
바리새인은 당당하게 이와 같이 기도하였다. 하지만 그 세리는 가까이 가지도 못한 채 멀찌감치 떨어져서 고개를 푹 숙이고 가슴을 치며 다음과 같이 한탄하며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
‘하나님, 이 죄인과 화해하여 주십시오.’ 누가복음 18:13 下
예수님께서는 이 두 사람에 대하여 '의롭게 되어 집으로 내려간 사람은 바리새인이 아니라 바로 그 세리였다'라고 말씀하셨다. 자신을 낮추고 마음 깊은 속에서부터 진심(眞心)으로 그리고 전심((全心)으로 하나님께 기도한 세리의 기도가 하나님께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 사례에 나오는 두 사람이 실존하였던 사람들이었는지 비유로 드신 것인지 자세히 말해 주지 않음으로 알 길은 없다. 하지만 높아진 마음에서 진심(眞心)을 기대하긴 힘들다. 우리 존재가 그렇게 높아질 수 있는 실재를 가진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을 높일 때 우린 없는 것을 가장하게 되고 부풀리게 된다. 외식(外飾)하고 위선적이고 허세를 부리게 된다. 반면에 자신을 낮출 때 우린 보다 내면에 충실해지고 진심에 가까와 지며 자신을 참되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당시 세리가 이 사람 한 사람뿐이었겠는가? 그가 이런 기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긍휼 하심으로 인한 것이다. 이런 기도를 하는 것조차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빛 비추어 주시고 그분께 나아오도록 부드러운 마음을 허락하셨기 때문이다. 이런 하나님의 긍휼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자와 읽어주시고 있는 독자분들께도 넘치시길 간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