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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Nov 01. 2022

널 사랑하지 않아 - 가장 아픈 이별

아픈 이별의 기억


널 사랑하지 않아

너도 알고 있겠지만


눈물 흘리는 너의 모습에도 내 마음

아프지가 않아


널 사랑하지 않아

그냥 그게 전부야

이게 내 진심인 거야




어반자카파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기억이 난다.

가장 아팠던 이별

아직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던 내게 이별을 고하던 너와, 죽을 만큼 힘들었던 그때의 내가.

세상의 많은 이별 중 가장 아픈 이별은 아마도 그런 이별일 것이다.


그 이전에도 이별은 있었다.

대부분의 이별은 자연스러웠다.

어쩌면 나에게만 자연스러웠을 뿐 상대방은 나의 아팠던 이별과 같은 느낌이었을지도 모른다.

항상 이별을 고하는 건 나였으니까.

어느 순간 더 이상 좋은 감정이 없었고, 상대의 단점들이 너무 많이 보였고,

조금은 지겨웠고,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그리고 이별을 했다.

슬프지 않았고, 어쩌면 홀가분했을지도, 후련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사랑에 들떴을지도, 자유로운 일상에 신이 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세상이 깜깜했다.

그냥 거기서 모든 게 멈춰버린 것처럼,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한걸음이라도 내딛으면 이별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서, 동굴 안에 나 스스로를 가둬 버렸다.



시간을 돌릴 방법을 수없이 찾아보고,

무슨 이유였을지 밤을 새우며 생각했지만, 끝내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결국 나를 그 동굴 안에서 꺼내 준 건 시간이었다.

동굴 속에서도 시간은 흘렀고, 죽을 것 같은 아픔도 조금씩 흐려졌다.

그리고,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르고, 그 아픔은 결국 사라졌다.



하지만,

'널 사랑하지 않아'

노래가 들려올 때면 나는 다시 그 동굴 속에 갇혀버린다.

잊었던 그 아픔은 다시 나를 덮친다.

어쩌면, 아픔은 사라진 게 아니라 동굴 속에 꽁꽁 숨겨놨던 건지도 모른다.

누구나 하나쯤 평생 잊지 못하는 추억은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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