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 보면 한 달이 훌쩍 가 있고 마감을 하고 나면 보름이 지나 있다. 한 달 사이 몸무게는 3킬로가 빠졌고 머리는 하얗게 셌다. 지켜야만 하는 사회적 약속과 점점 더 길을 잃고 미로 깊숙이 빠져드는 아이 사이에서 수백 번 무너지고 그만큼 일어섰다. 글을 쓸 마음이 내어지지 않았고 어느 것에도 신경이 기울어지지 않았다. 꽉 막혀 옴짝달싹 못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원망은 점점 커졌다. 내 안의 원망이 커지는 동안 날 향한 아이의 비난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무게를 이기지 못한 눈덩이가 어느 날은 내게 굴러왔고 어느 날은 날아왔다. 그때마다 망연자실. 꽁꽁 뭉쳐진 눈덩이를 온몸으로 맞았다. 눈덩이는 차갑고 뻐근하게 아팠다. 그럼에도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아이 맘속에 박힌 얼음 조각을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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