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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안 광 Apr 23. 2024

그 집엔 누가 살고 있을까

타인의 집 ㅡ손원평

"여보, 혹시 내가 만약에 몹쓸 병에 걸리면 절대 병원에 데리고 가지도 말고 숨이 끊어지려고 해도 다시 살리려고 애쓰지 마라. 그렇게 골골거리며 생명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 나는.."

"재수 없게 무슨 소리하노?"

남편은 버럭 화를 냈다. 그러면서 나에게 그랬다.

"우리 100살까지 살다가 손 꼭 잡고 같은 날 눈 감자."

절대 그러지 않겠노라고 내 인생에 절반을 훌쩍 넘는 인생을 당신이랑 보내야 하냐며 나의 진심은 장난처럼 넘어갔다.

<타인의 집>은 손원평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아몬드>를 눈물 콧물 짜가며 읽었던 터라 작가님의 새 책이 반가웠다. 여덟 편의 이야기가 모두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아리아드네 정원'을 읽을 땐 언젠가 남편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심각한 고령화 시대를 보여주는 아리아드네 정원은 실버타운이다. 그곳에서 마저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건강한 사람과 건강하지 못한 사람을 등급별로 나눈다. 한 세상을 주름 잡았던 그들이건만 참으로 잔인하다. 먼 미래에 아니 머지않아 곧 닥칠 일인지도 모른다.

그 어떤 누구도 늙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가 들고 몸도 약해질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거역할 수 없다면 더 나은 삶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카. 르. 페. 디. 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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