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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고야RINGOYA May 30. 2022

#6 保活ストレス(어린이집 찾기 스트레스)

어렵다 어려워

맞벌이 부부라면 누구나 어린이집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부모가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保活(保育園+活動)라고 부른다.

한국 사정은 자세히 모르지만 保活하면

保活激戦区
(어린이집 찾기 격전구 :
경쟁률이 높아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매우 힘든 지역)

待機児童
(대기 아동 :
어린이집 입소 신청을 했음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입소를 기다리는 아이)


가 연관 검색어처럼 꼭 따라붙는다. 저출산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고 한다. 특히나 육아휴가가 끝나는 무렵, 즉 아이가 만 1살이 되었을 때 가장 많이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1살 반이 가장 경쟁이 심하다.


일본의 어린이집은 보통 크게 認可保育園(나라가 정한 법률 기준에 부합하는 어린이집)과 認可外保育園(나라가 정한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각 도도부현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어린이집)이 있다.


보통은 認可保育園에 아이를 보내려는 사람이 많은데 아마도 어린이집 비용이 소득에 따라 차등 선정되고 소득이 엄청 높지 않은 이상은 認可外保育園보다 저렴하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나라가 정한 법률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도 부모로서는 안심하고 아이를 보낼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나도 처음엔 認可保育園만을 찾아봤었다. 나중에 認可外保育園에 대해서도 찾아보고 동네에 있는 곳도 가보면서 認可外여도 아이를 맡기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認可外"라는 단어 때문인지 신뢰가 되지 않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認可保育園에 아이를 보내는 건 앞에서 말한 어린이집 찾기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걸 깨달았다. 認可保育園 신청은 마치 입시와도 같은데 매년 4월에 어린이집 정규 입소가 있고 전년도 11월부터 1인당 최대 20곳 정도의 원하는 어린이집에 지망하는 순서대로 신청서를 넣는다. 그리고 나라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각 가정마다 어린이집 입소 점수가 매겨지는데 그 점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어린이집에 합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즉, 1지망으로 쓴 A라는 어린이집에 1살 반 정원이 5명이라고 하면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5명이 채워지고, 만약 내 점수가 다른 신청자들보다 낮다면 2지망으로 쓴 어린이집에서 다시 경쟁, 2지망에서 합격하지 못하면 다시 3지망.... 이렇게 20곳을 다 썼는데도 결국 어느 어린이집에서도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알고 나니 참 절망스러웠다. 맞벌이 부부, 워킹맘에게는 출산 전부터 힘이 쭉 빠지는 현실이었다. 게다가 認可保育園을 찾는 과정 역시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일단 처음에 시청이나 구청의 담당과를 직접 찾아가서 정보를 얻어야 하고(어린이집 리스트 정도는 시청이나 구청의 사이트에 올라와 있긴 하지만 처음 어린이집을 보내는 경우는 직접 가서 정보를 얻고 상담을 하는 것이 일반적), 신청도 신청서에 직접 손으로 써서 제출해야 한다. 일본 행정 업무가 원래 아날로그적인 면이 많이 남아 있는데 무거운 몸을 이끌고 保活를 해야 하는 임산부를 생각하면 좀 더 편한 방법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직접 시청에도 가보고 여러 가지 고민 끝에 결국 나는 認可外保育園에 아이를 보내기로 했다. 지금 사는 곳과 가까운 認可保育園이 모두 주소지와는 다른 시에 있어서 신청을 하더라도 거의 붙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주소지와 다른 지역에 신청 자체는 가능하지만 어린이집 입소 점수에서 매우 매우 불리하다고 한다. 이사도 고려해봤지만 임신한 몸으로 이사를 하고 싶진 않았다. 물론 認可外保育園도 정해진 모집 인원이 있으니 경쟁을 할 수밖에 없지만 점수제가 아닌 선착순이라 타이밍만 잘 맞으면 문제없을 것 같다.


이렇게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글로 정리를 하니 간단한 문제를 왜 그리 고민했나 싶은데 당시에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면 어떡하나, 육아휴가가 끝나면 우리 아이는 누가 돌봐주나, 일을 그만둬야 하나 하는 불안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펑펑 울기도 했다. 이런 걱정할 필요 없이 육아도 일도 잘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겠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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