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노골적인 편파판정, 그리고 대한민국 선수들
어김없이 올림픽 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도쿄올림픽이 끝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다. 평창, 도쿄에 이어 베이징까지, 3번 연속으로 아시아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건 시차 적응과 기타 체력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은 무언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중국'에서 진행되는 올림픽인 만큼 중국의 홈 텃세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다고는 하지만, 단순한 텃세를 넘어선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좋지 않은 빙질 상태로 인해 매 경기마다 많은 선수들이 넘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근거 없는 편파 판정으로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을 훼손하며 불공정의 끝판왕을 선보였다.
대한민국의 쇼트트랙 황대헌, 이준서 선수가 편파 판정으로 실격처리를 당한 후, 중국 웨이보에서는 '황대헌 반칙'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을 '소국'이라고 칭하며 한국을 낮추어보면서도 정작 한국의 문화를 자신들 것이라고 우기고,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딴 자국의 '런쯔웨이 선수'보다도 준결승에서 실격으로 탈락한 일개 황대헌 선수에게 압도적인 관심을 표현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도저히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어쩌면 중국은 한국과 헝가리 선수의 실격을 통해 모두 자국의 선수가 혜택을 본 것이 '우연'이 아니라 '조작된 필연'임을 인정하기 싫었을 것이다. 그들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는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황대헌 선수를 붙잡고 어떻게는 발버둥 치는 모습이 분노를 넘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김이나 작사가가 한 중국 네티즌의 댓글에 언급한 것처럼, 심판의 판정은 공정한 것이 아니라 실패한 것이다.
중국의 편파 판정 이후에 그 누구보다도 선수들이 가장 화가 나고, 속상했을 것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코로나19를 온전히 견뎌내며 지난 4년간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달려왔을 선수들이다. 아찔한 부상과 어이없는 판정을 지켜보는 선수들의 마음은 우리들의 마음보다 더욱 복잡했겠지만, 불합리한 한 순간이 선수들의 꾸준한 노력과 강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황대헌 선수는 자신의 SNS에 마이클 조던의 말을 인용하면서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준서 선수도 과거의 일은 잊고 남은 경기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손에 큰 상처가 난 박장혁 선수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경기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동료를 다독이며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장애물이 반드시 너를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 벽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포기하지 말라. 어떻게 그 벽을 오를지 해결책을 찾고, 그 벽을 이겨내라
- 전설적인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 -
언제나 뜻밖의 '벽'이 우리를 가로막기 마련이다. 우리 앞에 불현듯 나타난 '벽'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의 가치를 폄훼하기도 하고, 정상을 향한 전진을 가로막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당연한 벽, 이해할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벽. 벽을 넘어서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그러나 고통 끝에 진정한 승리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한국 대표팀이 중국이 쌓아놓은 불합리한 벽을 극복하고, 메달 개수에 연연하는 중국의 모습이 아니라 올림픽 정신에 입각한 정정당당한 승부를 통해 '진정한 승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 2022.02. 조준형 씀. All rights reserved.
표지 사진 출처 : 노컷 뉴스
https://www.youtube.com/watch?v=rfOH5swdEV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