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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당연필 Aug 24. 2021

#8 내 시간의 대부분을 아내로 채우고 싶습니다.

Warm Breeze 오픈!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아직 신혼이라 그런가?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을 때 몇몇 주민들이 기대하며 물어봤다. “여기 어떤 가게 생겨요?” 아무래도 아파트 상가가 대부분 비어있어서 새로운 가게가 오픈할 때마다 설레었을 것이다. 처음엔 아내가 꽃집이라고 대답했다. 있어 보이기 위해 플라워 가드닝 샵이에요 라고 대답하라 했다. 아내는 그렇게 대답해보니 뻘쭘했나 보다. 두어 번 그렇게 대답하곤 결국 꽃집이라고 답을 바꿨다.


 가게 오픈을 위해서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예쁜 화분과 식물들을 데려왔다. 오픈이 임박하니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가격을 책정하고, 식물을 디피하고, 재료와 도구들을 정리하는 일도 정말 많았다. 오픈 전 아내의 언니가 여수에 내려왔다. 동생 혼자 가게 오픈을 준비하도록 두는 게 마음에 쓰였나 보다. 게다가 친구도 내려왔다. 친구가 가게 오픈을 돕기 위해 여수에 온 것은 아니다. 관광이 목적이었지만, 정리가 안된 가게를 보더니 안 되겠다 싶었나 기꺼이 가게 정리를 도와주었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는 출근을 하기에 가게에서 늘 일을 돕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아내의 몸에 근육이란 것이 발달하지 않아서 흙이나 무거운 화분들은 들기 어려워했다.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을 열심히 도왔다. 

 

드디어 아내와 꽃집을 열었다. 결국 오픈했다. 우리의 첫 사업은 ‘21.04.01에 시작하였다.


웜브리즈 초창기 모습, 가게 앞 활짝 핀 목수국이 아름답다.


 꽃집은 너무 아름다웠다. 역시 아내가 공간을 예쁘게 꾸미는 일을 잘한다. 집에서 키우던 식물들도 가져와 가게를 장식했다. 가게는 더 풍성해졌고, 푸른 잎사귀들과 알록달록한 꽃들은 조화를 이뤄냈다. 테라스를 가지고 있는 주민들은 가게 오픈하기도 전에 식물들을 예약해갔다. 코시국에 이렇게 장사가 잘되면 우리 대박 나는 거 아니야? 하며 아내와 기뻐했다. 


 회사를 퇴근하고 늘 가게로 출근했다. 퇴근 후 출근이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가게를 닫는 시간은 7:30이지만 우리는 늘 10~11시까지 가게에 남아있었다. 아내와 함께 일을 할 때 주인공 무리가 서로 힘을 합쳐 적들을 물리치는 만화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의지할 것은 서로밖에 없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다. 어떤 손님이 있었고, 무엇이 팔렸고, 자기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아내가 이야기를 해준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한 귀여운 행동들이다. 나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내의 하루를 함께 살아간다. 행복하다. 아직 신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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