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손님들
가게를 찾는 몇몇 특별한 손님들이 있다. 이런 손님들이 찾아올 때면 꽃집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는 너무 귀여운 처남이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아내의 꽃집을 보고 싶으셔서 내려오셨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먼 거리이기도 하지만 바쁘신 와중에 내려오셔서 당일치기였다. 장인어른, 장모님과 처남이 내려왔다. 처남은 늘 나에게 매형 매형 하며 목마를 태워달라고 한다. 처남이 차에서 내려서 처음 한 말은 왜 이렇게 손님이 없다고 아내를 면박 주었다. 벌써부터 가게엔 손님이 많아야 한다고 알고 있다. 역시 생각이 깊다. 처남은 손님이 안 와서 마음이 계속 쓰였나 보다. 우리에게 특단의 조치를 취해주었다.
너무 귀여웠다. 처남은 7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말도 너무나 잘하고, 글은 또 얼마나 잘 쓰는지 신기하다. 깨알 같은 화살표까지 너무 완벽한 처방이었다. 처남은 조금 서 계시더니 다리가 아프고 문구가 약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버전 2를 실행해주셨다.
다음 버전은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처남이 "꽃 사세요"를 추가해주니 손님이 찾아왔다. 역시 떡잎부터 남다른 처남이다.
하루는 꼬꼬마 남매가 가게에 찾아왔다. 남매가 손잡고 가게에 들어와 꽃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여기서부터 귀여워 죽는 줄 알았다. 꽃을 왜 사려고 하느냐고 물어보니, 엄마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고 했다. 6년밖에 살지 않은 아이들이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는가. 아내는 아이에게 예산이 얼마 정도 되냐고 물어봤다. 아이의 예산은 5000원이라고 했다. 꽃다발은 최소 6,000원부터 시작하지만, 충분하다며 남매에게 꽃을 준비해 드릴까요? 물어봤다. 아이들은 미소를 띠며 꽃을 준비해달라고 했다. 엄마가 보라색을 좋아한다고 보라색 도라지꽃을 준비해줬다. 아내가 꽃을 아이에게 건네주자 아이는 콩나물같이 귀여운 주먹에서 500원짜리 10개를 아내에게 건네주었다. 마음이 따듯해졌다.
물론 가게 매출이 높게 나오고 돈이 많은 손님들이 와서 비싼 식물과 꽃바구니를 사 가면 기분이 좋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들은 입가에 미소를 띠게하고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장사하길 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