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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성진 Apr 27. 2024

열심히 배웠는데, 생각해 보니 빼먹은게 있었다

-배우고 자주 익히니 어찌 아니 즐거운가-

지금은 우리 나라의 의사들이 외국에 나가서 특강하는 일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미국이나 일본의 의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특강을 많이 해 주었습니다.

상당히 비싼 수강료를 내면서 그들의 강의를 며칠씩 듣고는 했습니다.

배우고 나면 매우 유식해진 것 같은 생각에 어깨가 ,괜히 으쓱해지곤 했습니다.


배운 것은 잘 써 먹어야 강의료가 아깝지 않은데, 막상 쓰려고 하니, 기억 나는 것이 많지 않아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것이 적지 않습니다.


수년 전, 컴퓨터 코딩공부를 인터넷 강의로 듣고 있었는데, 고급 강의가 무료였습니다.

이런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참 복인데, 그것이 무료라니 감격할 수 밖에 없었지요.

20여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반쯤 진행이 되는 중에, 강사이신 분이 책을 한 권 소개하였습니다.

그 책은 컴퓨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그 선생님이 추천하는 책이라서 꼭 읽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상당히 두꺼운 책이고, 한자가 적지 않은 한말의 학자에 관한 책이었는데,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다산 정약용선생의 삶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10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고, 각 챕터는 5개의 소절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마침 코로나의 대유행이 시작된 때라서, 사람들 만나는 시간이 확 줄어버려서,

책 읽기에는 아주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본문만 600쪽입니다.


일단 시작한 것은 끝장을 봐야 하기 때문에 밤새워 읽어서 한 2주간만에 완독을 했습니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것은 다산선생의 귀양살이 스토리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읽기로 마음을 먹고, 조금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달간 내리 읽어서 2독을 마쳤습니다.

약간 알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친 김에 저자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때까지 읽자! 라는 마음으로 읽고, 다시 읽고 해서 12독을 했습니다. 딱 1년이 걸렸지요.

물론, 다른 책도 병행해서 읽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12독을 하고 나니, 그 책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감이 잡혔습니다.


그 때 머리 속에서 깨달음이 왔습니다.

공자님의 말씀이었지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자주 익히니 어찌 아니 즐거우랴


아! 하고 깨달아진 것은, 배우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공자님이 말씀하시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지요.

학습이라는 것이 단지 배우는 것으로 생각을 해왔는데, "배우고 익히는 것"임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깨달음이 느리고 무디어도 지나칠 정도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깨달은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무슨 책을 읽더라도 읽고 또 읽는 습관이 붙었기 때문이죠.


생각해 보니 내가 전공하고 있는 것도 배운 후에 수도 없는 연습을 통해서 시술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전공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익숙해야 하는 것이라서 별 생각을 하지 않고 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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